728x90

일상 14

아이콘택트, 김태연과 박정아의 '끝나지 않을 마지막 수업'을 소망하며

'앎'이란 '암'보다 가슴 먹먹한 일인가 보다. ‘우리’를 있게 한 사람과의 이별은 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일인가 보다.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를 나름 일찍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난 교육을 업으로 한다는 건 참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는 바를 누군가의 머리에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일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라고 여겼다. 아이였으면서도 선생님의 가르침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했던 걸 보면 난 애늙은이였는지도 모르겠다. 내 어릴 적 선생님들은 녹색 칠판에 하얀 분필로 한글과 숫자, 영어, 한문 등을 그었다. 분필은 닳고 닳아 금세 짧아지기 일쑤였다. 그 생명력과는 달리 선생님들의 손만큼은 내 의식에 오래도록 남아 가르치겠다는 열정의 조각으로 숭고하게 반짝인다. 그런데 가르침이 무서운 일..

'겉바속촉' 녹두전, 맛도 영양도 으뜸...혈압, 혈당조절 탁월

명절에는 각종 재료를 길게 꽂은 산적과 담백한 명태전, 동그랑땡 등 다양한 전을 부치지만 녹두빈대떡만큼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불린 녹두를 갈았다. 마침 비도 내리고 해서 김치를 쫑쫑 썰어 넣은 녹두김치전을 부쳤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 가난이나 결핍의 환경에서 대충 때울 만한 음식으로 치부되던 빈대떡? 누가 부침개, 빈대떡의 질과 가치를 홀대하더냐. 요즘, 만들어먹기 까다롭지만 맛과 영양만큼은 이처럼 훌륭한 음식이 어딨다고... '겉바속촉'의 녹두김치전. 몇 입 먹다가 반한 별미에 낮이지만 결국 캔맥을 따고 말았다. 내일 온 가족이 모이면 녹두김치전도 꼭 상에 올려 나눠야겠다. 알갱이는 작고 색이 푸르스름한 콩과의 식재료, 맛과 효능이 뛰어난 녹두! 녹..

일상/맛 2020.09.30

글쓰는 사람은 예민할까?

글쓰는 사람을 두고 부정적인 의미로서 '예민하다'고 일반화하는 이들이 있다. 정말로 그럴까? 그렇다면 왜일까? 매번 같지 않은 글을 써내려가야 하는 게 글쓰는 이들의 의무이다. 독자나 관객을 공감 또는 감동시켜야 하는 게 글쓰는 이의 직업윤리이자 책임감이다. 글을 쓴다는 건 바람을 붙잡는 것과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살갗의 스침, 흩날리는 머릿결, 나뭇잎을 흔들고, 자연의 매무새를 흐트러트리는 무형의 기운에 우리는 바람을 느낀다. 글은 머릿속에 부는 찰나의 생각을 붙잡아 완성한 바람열매다. 머릿속을 부유하던 느낌과 단상이 달아나기 전 얼른 말로 빚고 엮으며, 여러 줄의 글로 맺어 완성해야 한다. 마치 우주의 끝 어느 목적지에 접점을 맞히려고 애쓰듯이 작가는 최대한 빨리 예민하게 의식을 집중하지 않는다면..

오드아이 고양이, 달걀 발굴에서 지킴이로!

달걀을 사서 돌아오는 길, 정면의 한 빌라 1층에서 뭔가가 풀쩍 떨어졌다. 뭐지? 오드아이 고양이의 점프였네! 야옹~~ 마치 외출했다 돌아온 주인을 반기듯이 주인도 아닌 사람에게 꼬리를 세운 채 사뿐사뿐 걸어와 정면에서 길을 막는 이 녀석. "나를 알아본 거니? ㅎㅎㅎ" 예전처럼 이날도 목이며 옆구리며 비비고 또 비비고... 달걀 한 판을 내려놓고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었더니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는다. ㅎㅎㅎ 그러다 달걀에 호기심이 생긴 모양인지 코를 킁킁거리며 발로 달걀 발굴에 도전했다. 발굴작업은 오래 가지 않았다. 여의치 않다는 걸 안 모양인지 달걀을 지키듯 등지고 앉아 골목길 아래를 먼 산 보듯 한다. ㅎㅎㅎ 이 녀석, 달걀 한 판에 의식을 단 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게 어찌나 귀여운지....

일상/멋 2020.09.18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