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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2

아이콘택트, 김태연과 박정아의 '끝나지 않을 마지막 수업'을 소망하며

'앎'이란 '암'보다 가슴 먹먹한 일인가 보다. ‘우리’를 있게 한 사람과의 이별은 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일인가 보다.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를 나름 일찍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난 교육을 업으로 한다는 건 참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는 바를 누군가의 머리에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일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라고 여겼다. 아이였으면서도 선생님의 가르침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했던 걸 보면 난 애늙은이였는지도 모르겠다. 내 어릴 적 선생님들은 녹색 칠판에 하얀 분필로 한글과 숫자, 영어, 한문 등을 그었다. 분필은 닳고 닳아 금세 짧아지기 일쑤였다. 그 생명력과는 달리 선생님들의 손만큼은 내 의식에 오래도록 남아 가르치겠다는 열정의 조각으로 숭고하게 반짝인다. 그런데 가르침이 무서운 일..

글쓰는 사람은 예민할까?

글쓰는 사람을 두고 부정적인 의미로서 '예민하다'고 일반화하는 이들이 있다. 정말로 그럴까? 그렇다면 왜일까? 매번 같지 않은 글을 써내려가야 하는 게 글쓰는 이들의 의무이다. 독자나 관객을 공감 또는 감동시켜야 하는 게 글쓰는 이의 직업윤리이자 책임감이다. 글을 쓴다는 건 바람을 붙잡는 것과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살갗의 스침, 흩날리는 머릿결, 나뭇잎을 흔들고, 자연의 매무새를 흐트러트리는 무형의 기운에 우리는 바람을 느낀다. 글은 머릿속에 부는 찰나의 생각을 붙잡아 완성한 바람열매다. 머릿속을 부유하던 느낌과 단상이 달아나기 전 얼른 말로 빚고 엮으며, 여러 줄의 글로 맺어 완성해야 한다. 마치 우주의 끝 어느 목적지에 접점을 맞히려고 애쓰듯이 작가는 최대한 빨리 예민하게 의식을 집중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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