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비선 실세로'국정농단'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이 딸 정유라를 향한 편지를 보냈다. 자세한 글은 독자 투고라는 형식으로 문화일보에 전달돼 실렸다는데, 언제부터 죄수의 사적 편지가 언론에 독자 투고라는 이름으로 둔갑돼 활용이 가능했던 건가, 참으로 아이러니다. 차라리 광고란에 싣는 게 나을 뻔했다.
최서원 "갇혀 있지만 널 기다리며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걸..."
2016년 11월 1일 긴급 체포된 뒤 재판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서원이 딸 정유라씨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라는 주요 내용의 편지를 전했다. 아니 발행했다고 봐야 옳겠다.
14일 문화일보에는 최서원이 투고한, 딸 정유라를 향한 편지글이 실렸다.
최서원은 "딸 정유라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라며 서두를 열었다.
그는 "엄마는 너에게 매일 글을 쓰면서, 너를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있다"라며 "이 생애를 살면서, 너와 내가 같이 살았던 시간보다 헤어지고, 떨어져 있었던 순간이 더 많았고, 앞으로도 더 많을 것 같음에 가슴 저리는 고통이 늘 엄마를 힘들게 해"라고 했다.
최서원은 "넌 어릴 때부터 유난히 말을 사랑하고 동물을 너무 좋아하던 맑고 깨끗한 아이였어"라며 "햄스터랑 거북이를 사 가지고 엄마에게 들켰다가 너를 눈물 빠지게 혼냈던 엄마가 이젠 후회스럽고 미안하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늘 철창 너머로 보이는 너와 우리 손주들을 보면서 그 순간들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고 살아남고자 하는 존재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언젠가 너의 사랑하는 말들과 다시 만나 훨훨 뛰어다니는 너의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면서 딸에게 원하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서원은 "너를 봐주는 소중한 아가들이 있고, 갇혀 있지만 너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걸 늘 가슴에 간직하고, 너의 남은 삶은 고통 속에서 희망으로 이겨내길 바랄게"라고 덧붙였다.
최서원은 승마선수인 딸을 위해 삼성 등 대기업들에 말 구입비를 전가시키고, 스포츠재단에 돈을 기부받는 형식으로 압력 등을 행사한 혐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정무적 사안에 적극 개입하는 등 국정농단의 주범이 인정돼 구속되었다.
편지 내용은 최서원의 딸을 향한 안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슨 민주주의 열사의 옥중편지도 아니고 그저 국정농단의 주범이 딸에게 보내면 그만일 안부글을 온 국민의 알 권리인양 신문에 발행한 것 자체가 우습기 짝이 없다.
정유라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그렇게도 몸서리친다는 입시비리와 부정입학 사건 등이 인정된 인물로 2016년 12월 청담고등학교 입학이 취소되었고, 이듬해에는 이화여대 입학도 취소된 바 있다.
아래는 최서원이 쓴 편지글 전문이다.
딸 정유라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
유라야! 엄마는 너에게 매일 글을 쓰면서, 너를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있어. 이 생애를 살면서, 너와 내가 같이 살았던 시간보다 헤어지고, 떨어져 있었던 순간이 더 많았고, 앞으로도 더 많을 것 같음에… 가슴 저리는 고통이 늘 엄마를 힘들게 해.
유라야! 넌 어릴 때부터 유난히 말을 사랑하고 동물을 너무 좋아하던 맑고, 깨끗한 아이였어. 언젠가 5살 때 마장에서 코치님이 말을 끌고, 그 위에서 놀라지도 않고, 재미있게 타던 너의 모습이 그리움으로 가득히 남아 참으로 같이 가고 싶단다. 엄마는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마음에, 너는 아빠랑 엄마 몰래 찍어놓았다가, 햄스터랑 거북이를 사 가지고 엄마에게 들켰다가 너를 눈물 빠지게 혼냈던 엄마가 이젠 후회스럽고 미안해. 너의 그 마음을 못 알아준 게 요즘은 왜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가 후회되는지 모르겠어.
유라야! 어린 나이에 마음에 상처만 준 나쁜 어른들 때문에 그 좋아하던 말을 못 타게 되고…. 네가 사랑하고, 그렇게 노력해왔던 말들을 떠나보내면서 얼마나 그 마음이 서럽고 아팠겠니! 그래도 우리 딸 엄마는 자랑스럽단다. 언젠가 과천에서 시합 때 말이 놀라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너를 떨어뜨리려 할 때, 끝까지 버티다 떨어져서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도 너는 너의 말을 찾았지. 그런 너의 모습에서 엄마가 그때 얼마나 마음에 눈물을 흘렸는지 아니! 너의 고통보다 사랑하는 말을 걱정하는 네 마음에 그래도 넌 그걸 포기하지 않았어. 뼈가 으스러지는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넌 대회를 나갈 수는 없었지만. 그 시합을 보기 위해 일어섰던 너의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단다. 너의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다 잃어버린 네가. 그래도 살아있어 주고 버티고 있어 줌에 감사하단다. 어린 나이에, 엄마 없이 어린 네가 힘겹게 아이들을 키워주고 있는 너의 강인함에… 난 또 가슴 아파하며 너를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엄마가 미안하다.
유라야! 늘 철창 너머로 보이는 너와 우리 손주들을 보면서 그 순간들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고 살아남고자 하는 존재의 이유야. 우리 딸! 언젠가 너의 사랑하는 말들과 다시 만나 훨훨 뛰어다니는 너의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네가 그랬지? “이젠 말 근처도 가기 싫다”고. 못된 어른들의 잔인함에 희생된 너에게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구나. 그래도 우리 딸이 그 먼 길을 어린 손자들과 엄마를 찾아오는 그 발걸음이 고맙고, 항상 네 뒷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된단다. “우리 큰 손주가 할머니는 왜 만질 수가 없어”하고 철없이 물었을 때 너와 내가 얼마나 눈물을 감추고 가슴 아파 했니? 엄마 없이, 누구도 쳐다보지도 않고, 도와주지도 않는 이 매정하고 가혹한 세상의 허허벌판에서 너의 삶을 지키고 아이들을 잘 키워준 우리 딸! 앞으론, 이생의 남은 20대의 삶과 다가올 삶이 힘들더라도… 너를… 또 아이들을 사랑하며 소중히 살아주고 버텨주길 바라…. 이 생이 지나가면 다음 생은 없는 것이니까.
유라야! 그래도 세상은 너를 봐주는 소중한 아가들이 있고, 갇혀 있지만 너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걸 늘 가슴에 간직하고, 너의 남은 삶은 고통 속에서 희망으로 이겨내길 바랄게. 미안하고 사랑하는 소중한 우리 딸에게.
엄마 최서원.
'이슈-정보 >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강명 작가 "인세 누락 관행 지적... 출판문화협회 엉뚱한 발표로 현실 부정" (0) | 2021.05.15 |
---|---|
평택항 부두 컨테이너 날개에 이선호 군 날개도 꺾였다! 23일째 장례도 치르지 않는 이유! (0) | 2021.05.14 |
실화탐사대, 폐가에 사는 남자 (0) | 2021.05.08 |
궁금한 이야기y, 이장님은 왜 길을 막나... 기부한 땅 통행세 받아 챙긴 의혹 (0) | 2021.05.07 |
구미 3세 여아 '언니' 징역 25년 구형되자 흐느끼며 “죄송하다” (0) | 2021.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