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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역시 욕심이 과했던게야. ㅠㅠ 최근 차를 긁어먹었다.
나름 주차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초보는 초보지 뭐) 나중에 들어올 차량을 배려한답시고
빌라 주차장 제일 안쪽 벽으로 바짝 붙이려다 사고를 쳤다.
대체 어쩌자고 '띠-띠-띠-띠' 소리에서 띠띠띠-로 다급해지는 것을 너머 '띠이이-'
깔딱깔딱 넘어갈 듯한 경고음을 듣고도 진행한 건지... 그게 묻고 더블로 갈 일이냐!
왜 '쫌만 더'를 고집스레 밀어붙인 거냐!
마치 심전도기 그래프가 평행을 그리듯 띠이이, 소리가 계속됐음에도 무시한 결과는,
스크래취!! 상처뿐이었다.
후진 주차하는 어느 순간 드륵, 차의 오른쪽 뒷부분이 벽과 닿았는지 마찰음이 들렸다.
정신이 번쩍 났다.
벽과의 간격이 너무 좁아 닿았다는 걸 안 순간,
다시 전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약간의 전진에도 마찰음이 다시 들리자 심장이 미친 듯이 펄떡였다.
아아, 미쳤어.
사이드미러를 보았으면서 대체 뭘 한 거냐!
위층 사시는 아저씨가 일요일에 등산 가신다고 차 빼달래서
자다 일어나 비몽사몽으로 나가서 운전대를 잡아 그랬다고 핑계 대지 마라.
안전하게 대지, 뭐하러 온전히 맑지도 않은 정신상태로 네 이웃을 사랑했니!!
이웃 주차 영역 고려하지 않았어도 이미 주차장은 널널했다고!
흑흑. 자책이 쓰라렸다. 차폭감 과신은 금물이다.
트렁크에서 융을 꺼내 긁힌 부분을 문질문질 했다.
'융'이 아니라 '용이 승천하는 꿈'을 꾼대도 어림없는 현실이었다.
지인으로부터 얻은 콤파운드를 천에 묻혀 다시 문질문질...
에라이! 용 할아비가 와도 웃고 갈 일이네!
차가 '검은 피'를 보인 이상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일이었다.
이제 할 일은 마음을 비우는 것.
그리고 선데이 알코올을 장만하는 일.
수년이나 십수 년 운전한 베테랑들에게는 귀여운 해프닝 정도겠지만
초보에게는 발등 앞에 떨어진 심장을 주워서 막 단 것처럼, 눈가가 아직 파르르 떨리는 일.
이 순간 탈곡된 영혼을 달래야 해. 뭐라고 해야 하나...
괜찮아, 사탕이야! 나에겐 아직 드림카가 오지 않았고,
그깟 흠집쯤이야 베스트 드라이버를 위한 달달한 해프닝이 될 거야. 무시하고 타!
또 괜찮아! 나에겐 나가기 싫어서 깐 산삼주도 있다!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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