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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 어린이집 원장에게 11분 눌린 아이 사망... 어린이집 낮잠시간은 왜 공포였나?

돌풀 2021. 5. 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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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87cm, 몸무게 12.5kg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질식사로 세상을 떠났다. 150cm 초반에 몸무게 60~70kg 으로 추정되는 원장이 엎어진 아이를 11분간 온몸으로 누른 이후였다. 원장은 물론 그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있었던 원장 동생은 학대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날 어린이집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공포의 낮잠시간 꼼짝달싹 못한 아이들... 하윤이는 왜 엎드린 채 죽었을까

 

하윤이(가명) 엄마는 둘째를 임신한 뒤 하윤이를 어린이집에 맡겼다. 평소 낮잠을 잘 안 자는 아이라 처음부터 어린이집을 알아볼 때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었다고 했다.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일어난 아동학대로 하윤이가 질식사했다. -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하윤 엄마가 원장에게 하윤이가 낮잠 시간에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책을 읽어준다고 했다라고 했다.

 

태어난 둘째 아이를 보며 제 동생인 걸 아는 듯 갓난아기의 가슴을 토닥이던 하윤이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원장의 몸에 눌린 그날, 하윤이는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다.

 

어린이집 원장은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되었다.

 

하윤이 아빠는 “(원장이) 안 먹고 싶은 아이한테 억지로 먹여도 학대고, 안 자고 싶은 아이를 억지로 재워도 학대라고 분명히 저한테 그랬다라고 했다.

 

하윤이가 사망한 어린이집은 아이 엄마들이 대기를 걸어둘 정도로 평판이 좋았던 곳이다. 어린이집 내부가 아이들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원장 동생 학대 아냐. 꼬옥 품고 안아준 것증거 영상에도 뻔뻔

 

제작진과 만난 어린이집 원장 동생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올해 228일까지 주임교사로 근무했다.

 

원장 동생은 개원하면서 주임교사로 근무했다면서 사망한 하윤이 사건에 대해 뻔뻔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즉 같은 보육교사 입장에서 아이를 재우는 원장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아이들을 낮잠 재우는 방식이 학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원장 동생, 이와 정반대로 위험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들 -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원장 동생은 엄마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라 하윤이가 예민한 상태였다. 그래서 (원장님이) 하윤이한테 더 신경 썼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리를 올리고 아이를 꼬옥 품고, 아이가 움직이지 못하게 숨소리를 느끼게 계속 꼬옥 안아줬다라고 했다.

 

낮잠 시간에 일어난 원장의 행동은 학대가 아니라 그저 아이가 편히 잘 수 있도록 꼭 끌어안아준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다. 애초부터 아이를 짓눌러 재우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법 영상 분석 전문가는 엎드린 채 압박이 가해진 상태를 지적하며 이 부분이 아마 하윤이가 질식한 결정적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아이의 얼굴이 바닥 면에 거의 밀착돼 있어서 입이랑 코가 다 바닥 면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라며 사망 원인에 무게를 실었다.

 

서중석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은 부분적으로 눌러도 흉곽 운동은 장애가 온다. 아이는 힘들면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2~3분만에 질식이 된다고 한다면 더 빠른 시간 내에 질식으로 사망하는 단계에 가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윤 아빠는 원장이 아이가 숨을 안 쉰다고 119에 신고를 했었다라고 해 애초 질식으로 인한 아이의 사망을 원장은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부지석 유가족 측 변호인도 산소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사망할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던 거라고 주장했다.

 

범은경 소아청소년 전문의는 “(원장의 행동은) 아이의 가슴을 압박하는 일이기 때문에 호흡곤란이 온다는 것은 예측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문성 인지 부분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이를 뒤집어 눕힌 건 분명 원장이었고 그녀의 행동이 찍힌 동영상이 있음에도 원장 동생은 그날따라 아이(하윤이)가 엎드려 잤다고 했다라며 질식사를 아이의 책임으로 돌렸다.

 

어린이집 낮잠 시간 피해 아이들 9명 이상! “안 죽은 게 다행

 

어린이집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하윤이가 사망한 날 또 다른 피해자가 있었다. 영상 속의 원장은 도윤(가명)이가 자다 뒤척이자 몸 위에 올라타고 뒤척이는 아이를 자꾸 못 일어나게 하면서 머리를 계속 눌렀다. 원장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뒤척이는 아이에게는 또 다른 학대가 이어졌다.

 

도윤(가명, 피해아동) 엄마는 어떻게 보면 하윤이가 아니고 저희 아이가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라며 가슴 아파했다.

 

한 아이의 부모는 "(내 아이가) 안 죽은 게 다행이구나, 2년 동안"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어린이집에서 원장으로부터 아동학대 피해를 입은 도윤의 엄마 -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하윤이 사망사건 전부터 원장의 이러한 학대 의혹은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은 모두 낮잠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린이집 원장은 당시 학대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한 아이 부모와의 통화에서 한 번 그렇게 본 거 가지고요. 전체를 그렇게 막무가내로 말씀하지 마시라며 당당하기만 했다.

 

실화탐사대가 취재 과정에서 CCTV를 확인한 결과 원장의 또 다른 아이 학대 정황이 발견되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자는 하윤이를 포함해 9명이지만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내부 교사들은 이를 모르고 있었던 걸까.

 

현재까지 드러난 원장의 학대 외에도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대를 인정하지 않는 원장에 대해 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던 부모들은 악마다. 그게 학대지 뭐가 학대인가”, “피해자가 제대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 22일부터 330일까지 어린이집에서 총 19회에 걸쳐 9명에 신체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하윤 아빠는 분명히 어린이집 원장이 잘못했는데 왜 저희가 더 죄책감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그곳에 보냈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하윤이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맞다면 (다른 아이들) 구하려고 일찍 간 거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어린이집에서 질식사로 하윤이를 잃은 아빠와 하윤이의 모습 -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하윤 아빠는 하윤이의 산소를 찾았다. 그곳에는 아이가 더 이상 손가락에 끼울 수 없는 분홍 반지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그는 하윤이는 이제 하늘나라에서 먹고 싶은 거 먹고 셋째로 와서 아빠랑 만나자. 목숨을 걸고 안전하게 지켜줘서 건강하게 키워줄게라고 약속했다.

 

현재 어린이집 원장은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다. 살해 의도가 없을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아동학대 치사죄는 무기징역 5년 이상의 징역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살해죄가 신설되었다. 만약 하윤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어린이집 원장에게 살해 의도가 있는 아동학대 살해죄가 적용된다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적용될 수 있다. 엄중하고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모두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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