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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Y, 임신부 사칭하는 남자, “입었던 레깅스, 브라, 팬티 보내줘" 대체 왜?

돌풀 2021. 2. 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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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목소리가 좀 허스키 해.”

 

 김소리(가명, 닉네임 소리공주) 씨는 여성과 유대감이 좀 쌓였다 싶은 시점에 레깅스 보내줄 수 있어? 수유브라는? 팬티는?”이라고 물었다. 그의 목적은 대체 무엇일까?


SBS '궁금한 이야기 Y' 26일 방송에서는 임신부를 사칭하는 수상한 사람의 소름 끼치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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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산을 한 달 앞둔 혜린 씨는 특별한 친구를 사귀었다. 엄마들이 모인 커뮤니티 공간엔서 닉네임 소리 공주로 활동하는 김 씨였다.

 

김 씨는 6살 딸을 키우며 둘째를 임신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혜린 씨는 만삭의 공통점이 있는 탓에 김 씨와 급속도로 친해졌다.

 

둘은 문자메시지와 전화통화만 나눈 상태였지만, 어느덧 속 깊은 얘기까지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오는 전화에 혜린 씨는 육아에 지장을 겪을 정도가 되자 스트레스가 늘었다.

 

임신으로 힘든 시기 남편이 외도로 힘들다는 이야기까지 하며 그는 혜린 씨와 전화 통화를 계속 이어가려 고집을 피우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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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나 밤, 심지어 새벽까지도 울리는 잦은 전화에 혜린 씨 남편은 김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혜린 씨 남편은 전화 통화 상 김 씨가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임신부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자다, 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소리공주 김 씨의 타깃이 바뀌었다!

김 씨의 초음파 사진 상 날짜대로라면 이미 출산이 정상... 그는 여전히 임신 중!


혜린 씨 남편의 의심으로 혜린 씨와의 관계를 이어가기 어렵게 되자 김 씨는 다른 엄마 김소영(가명) 씨와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소영 씨 역시 세 아이를 키우느라 신경 쓸게 많은데 틈만 나면 걸어오는 김 씨의 전화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대개 아이 엄마면 육아 얘기를 나누기 마련인데 김 씨는 이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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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씨가 소영 씨에게 보내온 초음파 사진 한 장은 의심의 씨앗을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씨는 초음파 사진 날짜대로라면 이미 태명 '꿀벌'을 낳았어야 했지만, 그는 현재 뱃속에 아이를 임신 중이라고 했다.

 

그러자 소영 씨는 김 씨에게 임신 중인 둘째가 몇 개월인지 물었다.

 

김 씨는 그 쉬운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남자인가, 라는 의심이 '남자다'라는 확신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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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 씨는 김 씨가 옷을 물물교환하자는 제안도 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입던 임부복을 달라거나 수유브라와 레깅스, 팬티까지도 달라고 했다.

 

소영 씨는 김 씨가 여자인 줄 알고 자신이 요실금 실수를 한 얘기를 건넬 만큼 속 얘기를 나눴는데 너무 수치스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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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부를 사칭하는 김 씨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은 엄마들이 가입한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고 닉네임 소리공주가 메시지에 응답했다.

 

김 씨는 자신을 26주차 임신부라 소개했다. 전화통화를 하기 전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허스키하다고 글로 설명하기도 했다.

 

전화가 연결되자 소리공주 김 씨는 아주 굵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레깅스를 보여줘, 구해줘라고 하는 등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역시나 한 번 시작된 전화 연결 이후 그의 집착은 계속됐다. 다양한 대화거리를 내밀며 계속해서 전화를 이어가려 한 것이다.

 

김 씨는 전화 끊어버리는 거 제일 싫어. 쫓아갈 거야. 나 남편이랑 사이 안 좋아...”등등 다양한 말로 질질 끌고 토로했다.


소리공주 김 씨, "레깅스 줘" 요청에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이 출동했다!


김 씨로부터 드디어 입던 레깅스를 나눔 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고, 제작진은 소리공주 김 씨를 만나러 출동했다.

 

약속시간이 가까워지자 문자가 도착했다.

 

사정이 생겼다며 사촌오빠를 대신 보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모자를 쓴 젊은 남성이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김 씨는 문자상 ’사촌오빠‘라고 소개했지만, 현장에 나타난 남자는 ’누나가 물건 받아달라고 해서 부탁받았다‘라며 사촌오빠가 아닌 사촌동생으로 변해 있었다.

 

제작진은 누나와 전화 통화로 연결을 해줘야 물건을 주겠다고 김 씨에게 말했다.

 

그러자 전화통화 상 김씨의 목소리와 똑같은 그는 누나와 연락이 안 된다며 어설픈 거짓말로 핑계를 댔다.

 

제작진은 김 씨에게 소리 씨 맞지 않느냐라고 물었고, 남성 제작진이 다가간 것에 당황했는지 그는 바로 자리를 피했다.

 

제작진이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김 씨는 무단횡단까지 해가며 부리나케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 가라고!”

 

몹시 흥분한 김 씨의 모습에 제작진은 일단 헤어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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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몇 해 전 여자 행세를 한 소리공주에게 연락을 받은 적 있다는 강노을(가명) 씨를 만났다.

 

강 씨의 말에 따르면, 김 씨는 3년 전에도 '5살 딸이 있다, 둘째는 임신 중'이라고 했다. 최근 수법과 비슷했다.

 

노을 씨는 김 씨의 허술한 거짓말과 달리 요즘 그의 행동이 점점 대범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과거 맘카페에는 '남자인데 여자인 척하는 사람이 있다, 조심해라'라는 글이 올라온 적 있다고 했다. 다만, 그 때 당시 김 씨가 만나자는 요구는 없었고 전화통화만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물품 나눔을 핑계로 이제 직접적인 만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제작진은 임신부들의 물건이 택배로 보내진 주소를 확보해 찾아갔다. 그곳에 김 씨가 있었다.

 

김 씨는 “SNS에 서툰 아내를 대신해서 맘카페 활동을 했다라며 아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 떨어져 사는 아내에게 임부용 물품을 보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내의 '휴대전화가 정지돼 있다'라며 역시 전화연결을 꺼렸다.

 

제작진은 그에게 “여자들끼라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왜 임신부라고 속여 가며 소통했으냐라고 물었다.

 

이에 그는 몰라요, 이유 없어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속인 건 맞지만 아내한테 얘기해서 (조언받고 상대에게 다시) 말할 수도 있는 거고... 나쁜 의도가 아니라 궁금한 그런 거 물어보려고 그런 거지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김 씨는 경찰서 가서 얘기하시라 해요. 경찰이 (감옥에) 들어가라 하면 갖다 오면 돼요. 알아서 하세요. 잘못이 있으면 신고하라면서 자리를 떴다.

 


그는 정말 아내에게 줄 임부용 물품이 필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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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3년 전 우연히 김 씨를 알게 됐다는 남자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던 김 씨가 여성들과 문제를 일으킨 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김 씨가 휴대폰으로) 랜덤 채팅하는 것을 보여주고... 운동하는 사람들 레깅스 입은 모습 보면서 아 좋다. XX하고싶다...”라고 했다.

 

한 법률 전문가는 김 씨가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임신부 행세를 했더라도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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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정신과 전문의는 이 분은 성에 대한 충동이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위험한 건 방어력이 약한 여성을 만나면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적발이 돼서 불이익을 당하기 전까지는 (범죄) 한계가 올라간다라고 우려했다.

 

여자들만 아는 고충을 토로했지만 임신부 사칭 김 씨에게 피해를 입은 김소영 씨는 임산부인데 정신적인 피해를 봤다는 게 어이없다. 남편한테 말도 못 하고...”라며 눈물을 보였다.

 

피해자들은 임신부 물품으로 얻으려던 게 추악한 욕망이었다고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를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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