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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범잡, 연쇄살인마 강호순 권일용에게 "이럴 시간에 DNA라도 찾는 게 빠를 텐데"

돌풀 2021. 5. 1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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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살인마 강호순에 관한 이야기가 TV 프로그램 '알쓸범잡'을 통해 다뤄졌다. 화려하고 당당한 언변으로 프로파일러와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쥐려 하고 성적 자신감까지 넘쳤다는 강호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피해자들에 대한 죄책감은 아예 없다는 강호순은 사이코패스 기준에 딱 들어맞는 범죄자였다. 


강호순 프로파일러 권일용에 "물이라도 들고 와야지"


5월 16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 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에서는 사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눴다. 이 가운데 2009년 체포된 연쇄살인마 강호순에 관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주목도를 높였다. 

 

2006년 12월 무렵부터 화성에서 유부녀들이 잇따라 실종되었다. 수원에 사는 30대 여성 등도 실종되자 화성과 수원 등 경기도 일대는 불안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경찰 수사에서 실종이 벌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마지막 실종자가 목격된 버스정류장으로 찾아갔다. 그 지역은 버스정류장에 혼자 기다리는 이가 있으면 누구든 차를 멈추고 태워주겠다고 호의를 표하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가 있는 곳이었다. 강호순은 이 문화를 이용한 범죄를 계획했던 것이다.

 

강호순은 버스 정류장에 차를 멈추고 "타세요, 같은 길이면 태워 드릴게요"라고 하면 정류장에 기다리던 이가 거절하더라도 "내가 나쁜 사람으로 보입니까?"라고 해 죄책감을 만드는 수법 등으로 피해자가 마지못해 차에 타도록 만들었다. 보통 사람들의 호의와 친절을 이용한 범죄를 꾀한 것이다.

 

범죄심리학자 박지선은 "강호순의 피해자 유형은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노래방에서 일하는 (종업원)분들이다. 현금으로 결제한 뒤 이들이 실종된다. 둘째는 외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들 대상인데, (강호순은 자신의) 고급차와 화려한 언변으로 (여성들을) 유인해 태우는 수법이었다"라고 했다. 

 

강호순은 피해자들이 차에 타더라도 개와 찍은 사진을 두면서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2000년대 초반 연쇄살인마 유영철과 정남규 등의 경우 피해자들 집에 침입하거나 따라가 범죄를 저지른 반면 강호순은 피해자들이 자연스레 자신의 범죄 망에 들어오도록 유인했다. 

 

권일용은 강호순이 "자기 통제를 잘하고 상대를 조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처음 만났을 때 0.1초 사이에 심부름을 할 뻔했다"라고 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마 강호순과의 면담 당시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 방송 갈무리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에 '이야기하려면 물이라도 들고 와야지, 맨손으로 오시면 안 되죠'라고 해서 순간 저도 모르게 물 가지고 갈 뻔했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널 통제하고 있어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건데 '얘가 사이코패스구나' 싶었다. '물은 내가 필요할 때 갖다 줄게. 나는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라고 아주 친절하고 단호하게 의사표시를 했다"라고 전했다.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강호순, 결혼 네 번... 성적 자신감 있다"

 

범죄심리학자 박지선은 "사이코패스라는 게 캐나다나 북미대륙 범죄자를 대상으로 표준화한 거다. 우리나라 범죄자를 묘사하는데 괴리가 있는데, 사이코패스상에 맞는 한국의 범죄자가 강호순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입심이 좋고 번지르르하게 말을 잘해서 피상적인 매력이 있다. 정남규 같은 경우 사회 부적응자에 가깝고 강호순은 언변이 유창하고 곤란한 질문이 오면 잘 피해 가고 대화를 주도하면서 본인이 끝까지 통제권을 쥐려고 한다"라고 분석했다.

 

연쇄살인사건마 강호순이 2009년 체포된 장면 -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 방송 갈무리

강호순은 성적 자신감도 넘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선은 "강호순은 성적인 자신감도 있다. 결혼을 네 번 했다. 외국에서 이야기하는 사이코패스 기준에 있는 결혼이나 동거를 여러 번 한 것이다"라고 했다. 

 

박지선은 강호순과의 면담 과정에서 그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났던 일화도 공개했다.

 

박지선은 "강호순이 '피해자에 대해 미안함을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생각해 보면 미안하겠죠'라고 했다"면서 "공감능력이 없고 감정이 얕으며 죄책감이나 후회가 없는 특성이 잘 드러났다"라고 했다. 

 

싸이코패스 강호순 - -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 방송 갈무리

권일용도 강호순과의 직접 면담과정 일화를 보탰다. 

 

권일용은 "(강호순이) 손으로 탁자를 탁탁 (가볍게) 치면서 '나하고 이럴 시간에 DNA라도 찾는 게 빠를 텐데?'라고 했다"면서 이에 "충분히 찾고 있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호순이)'그거 며칠 걸릴 텐데?'라고 하자 '찾을 거야,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면서 "범죄를 왜 저질렀니가 아니라 통제와 대화 주도권을 둔 팽팽한 기싸움이 오갔다"라고 회상했다. 

 

권일용은 강호순과 이춘재의 경우 범죄의 결이 매우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범죄의 특징은 피해자들의 의복을 이용한 '결박'이었다. 

 

권일용은 "유영철, 정남규는 자기만의 성에 갇혀 있다고 한다면 강호순은 지배하려는 욕구가 훨씬 더 높았고 오만했다"라고 평가했다.

 

강호순 이후 연쇄살인범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해 권일용은 "연쇄살인범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면서 빨리 체포된 것"이라며 "N번방이란 성착취물 사건이 강호순 사건보다 더 진화된 연쇄살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은은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면서 돈도 벌고 있다. 엄청나게 발전된 연쇄 살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아동과 청소년 대상의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는 경찰의 위장 수사가 가능하도록 법제화돼 올해 9월부터 시행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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