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날리기와 바다를 좋아하는 아이 우람이. 6살로 평소 착하고 유순했던 우람이가 어느 날 갑자기 변했다.
아이가 감정 기복이 생기면서 아빠의 얼굴을 때리는가 하면, 장난감 문제로 동생과 다투다 밀어 쓰러트리고는 허벅지를 밟았다. 아이는 혼자 이불속에 숨어서 울기도 했다.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화목했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부모가 유독 기억에 남는 우람이의 이상한 행동은 기저귀 배변습관을 들이고 난 뒤 한 번도 하지 않던 소변 실수를 어린이집에서 하고 온 것이었다.
어린이집 교사는 우람이가 매운 음식을 먹고 울면서 숨이 막힌다고 하며 소변 실수를 했다고 했다.
소변 실수를 하고 온 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부모는 CCTV를 확인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갔다.
우람이는 오줌이 마려워 동동거린 채 교사에게 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하지만 교사는 그런 아이를 외면한 채 가버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있던 아이는 소변 실수를 했다.
이를 확인한 교사의 행동은 놀랍게도 우람이의 뒷덜미를 거침없이 잡아챈 뒤 집어던진 것이었다.
이것은 CCTV 에 남은 30일간의 기록 중 교사가 한 학대 행위 60여 건의 일부에 불과했다.
학대 행위는 주로 점심시간에 일어났다.
교사는 우람이를 보자마자 때리고 분에 못 이겨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더니 이내 아이를 질질 끌고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
우람의 아빠는 "밥 먹고 있는데 애를 보자마자 때려요. 자기 분에 못 이겨서 머리카락을 쥐어뜯어요. 화가 났다는 거죠. 열이 받고 그러더니 힘대로 애를 뽑아 올려요. 그리고는 질질 끌고 나갑니다..."라고 말했다.
가해 교사는 우람이가 밥을 먹을 때면 억지로 떠먹이고, 아이가 혼자 식사할 때도 갑자기 다가와 식탁을 탁 내리쳐서 놀라게 하는 등 이상 행동을 이어갔다.
도저히 교사의 행동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가학적인 모습이었다.
학대당하는 아이를 봐온 다른 아이들은 괜찮을까?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건 우람이지만 다른 아이들도 이미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밥을 먹으며 혼나거나 끌려가는 우람이를 주변 아이들이 모두 지켜보았다.
집에서는 성인이 먹는 것보다 더 많은 밥을 퍼서 입에 넣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밥을 다 못 먹었다며 몸부림치면서 우는 아이가 생기기도 했다. 1등 못하면 칭찬 스티커를 못 받는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가해 교사는 점심식사를 마친 아이들의 잔반 검사를 했다.
음식을 남긴 아이는 식판 째 자신의 입에 대고 남은 음식을 먹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는 가해 교사가 우람이에게 한 행동과 똑같았다.
백종화 아동 상담심리사는 "옆에서 본 친구들도 (학대당한 친구와) 거의 비슷한 정서적인 학대를 경험하게 된다. 심리적인 고통은 어른도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피해 아동과) 거의 비슷한 공포,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동료 교사들은 과연 이 사실을 몰랐을까?
우람이는 가해 교사의 학대에 한 번도 저항하지 않은 채 그야말로 무기력했다.
이는 학대에 오랫동안 노출되었다는 것을 쉽게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가해 교사가 우람이를 cctv 사각지대로 데리고 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다른 각도의 CCTV를 일부에서는 그 사각지대 쪽을 쳐다보는 동료 교사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즉 같은 층의 교사들은 가해 교사의 학대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한 정황이었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찾은 제작진의 질문에 동료 교사들은 한결 같이 학대 정황을 못 봤다며 자리를 피하기에 급급했다.
제작진은 가해 교사의 아빠이자 어린이집 이사장을 만났다.
제작진을 경찰에 신고해버린 이사장은 "나한테 말하지 말라고... 내 역할이 없다. 할 얘기 없다"라며 어린이집 책임자임에도 그저 선을 긋기에 바빴다.
사건 이후 가해 교사나 원장은 우람이 가족에게 한 번도 연락한 적 없다고 한다.
제작진에게 어린이집 원장의 문자가 도착했다.
원장은 "조사와 재판 결과로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제 자식으로 인해 고통을 드린 부분에 가슴이 무너진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명품 어린이집의 두 얼굴
사건이 일어난 어린이집은 지역 언론에도 소개될 만큼 규모가 큰 명품 어린이집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애들 보면 동구 oo어린이집’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었다. 어린이집 원장은 민간어린이집 연합회장이기도 했다.
이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실이 늦게 드러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가해 교사는 원장의 딸이었다. 원장이 아동학대 사실을 은폐, 엄폐하려 했던 이유였다.
또 다른 교사는 원장 조카였으며 가해 교사의 아버지는 이사장이었다.
그야말로 가족이 경영하는 어린이집이었던 셈이다.
현재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난 울산 동구의 해당 어린이집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하지만 가해 교사의 추가 학대 정황이 드러나 11월 말부터는 어린이집 운영이 중단된다고 한다.
11월 14일 현재, 가해 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울산 어린이집 원장 딸 아동학대...“발로 밟고, 목을 젖혀 고문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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