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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Y, 제주 수배범... 그 남자의 범죄는 왜 멈출 수 없었나

돌풀 2020. 11. 1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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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한 남자가 제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성폭행범이 제주지역에서 칼을 들고 제주에서 도주 중이라는 내용이 온라인 상에 순식간에 퍼졌다. 동네 주민들은 이 소식에 학교와 직장에 가야 하는 가족 걱정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한순간 강력사건의 무대가 된 제주, 그곳을 누빈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한 이야기Y
SBS 궁금한 이야기 Y 갈무리


 SBS ‘궁금한 이야기Y’ 13일 방송에서는 '제주 데이트 폭력'으로 기사화된 ‘긴급수배범의 정체를 파헤쳤다.

 지난 11월 5일 오전 8시 34분경 지역 119센터에 한 통의 신고전화가 도착했다.

 얼굴과 온몸에 멍 투성이가 된 채 혼비백산 상태로 이웃집을 찾은 여자가 도움을 요청하자 주민이 신고한 것이었다.

 피해자는 남자 친구 강 아무개 씨에게 3일간 감금 및 성폭행, 차마 입에 담기 힘든 고문을 당했고, 강 씨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다. 

궁금한 이야기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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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 갈무리

 당시 현장에 출동한 최윤석 소방교에 따르면, 피해자는 온몸에 멍 자국이 가득했고 특히 안면부가 심하게 부어있었다.

 최 소방교가 그동안 봐온 폭행 환자 가운데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전할 정도였다.

 여자는 병원 검사 결과, 갈비뼈가 부러지고 내부 장기가 파열되어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데이트 폭행강간 미수 등 전과 20범... 여성 택시기사 성폭행 시도까지


 집으로 돌아온 강 씨는 자신의 행각이 발각되었다고 생각했는지 곧장 도망쳤다.

 그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끄고,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차를 구한 뒤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며칠간 헬기와 경찰 500여 명 등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었다. 강 씨는 이 과정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지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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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가 강 씨의 집에서 탈출하기 전까지 이웃들은 아무도 이 남자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강 씨는 데이트 폭행, 강간 미수 등 전과가 무려 20개에 이르는 흉악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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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 강 씨와 같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다는 남자는 수감자들 사이에서 강 씨의 범죄 이력이 꽤 유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 씨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법망을 피해자가 이를 마치 자랑하듯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강 씨는 잠든 여자 사진을 몰래 찍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강 씨는 이른바, '여성 택시기사 성폭행 미수 사건'의 가해자이기도 했다.  새벽에 택시에 탑승한 강 씨는 차가 이슥한 골목에 들어서자 갑자기 돌변해 여성 기사에게 성폭행을 시도했다.  여성 기사를 수차례 구타하고 죽고 싶지 않으면 말을 들으라고 협박했다.  여성 기사가 가까스로 도망가며 사건은 미수에 그쳤지만 기사는 코뼈 골절 등 피해가 심각한 상태였다.

 

 이외 강 씨는 다수의 범죄가 병합되어 재판을 받았지만 고작 4년 형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범죄는 다시 시작되었다.  길 가던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운 뒤 온몸을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려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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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그는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를 쫓아가 때리고 이를 말리던 오빠를 칼로 찌르기도 했다.

 

 이번 2박 3일간 여성을 감금 폭행한 사건은 그가 출소한 지 8개월 만에 저지른 일이었다.  범행 동기는 '피해 여성이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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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과 20범의 강 씨가 범죄를 멈춘 건 감옥에 있을 때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2009년 ‘50대 여성 택시기사 강간상해’, 2014년 성폭행 미수 사건 등 과거 대부분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러온 강 씨. 법원은 그에게 ‘피고인의 반성’,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이유로 감형 처분을 매번 내렸고, 출소 때마다 전자발찌 한 번 채우지 않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데이트 폭력 포함해서 1년간 3만 건의 성범죄가 일어나는데 전자발찌는 그중 상위 1%만 채운다. 기껏 3백 명 정도에게 채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피의자는 법적으로 처벌이 약한 부분이 어떤 지점들인지 매우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면서 "피해자한테 합의받고, 서로 연인 관계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주장하면 재판부가 엄벌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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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피해자가 탈출해서 산 거지, 운이 좋아서... 근데 다음 피해자는 저항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나. 죽일 수도 있는 거지. 지금 완력이 세고 이러니까"라고 강 씨의 재범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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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씨 집에 2박 3일 갇혔다가 겨우 탈출한 여자. 만약 그녀가 3일째 되던 날 탈출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강 씨의 무자비한 범죄를 멈추게 할 족쇄는 없었던 걸까. 사법부는 그런 범죄자 잡으라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사둔 전자발찌를 왜 이다지도 아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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