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 위치한 한 소도시에서 지난해 가을께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한 자매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입양을 원한다는 글을 끊임없이 커뮤니티에 올린다는 것이다.
지선(가명) 씨는 24살의 회사원이라는 자매 중 언니와 카톡을 주고받았고, 조건이 잘 맞는다고 판단해서 입양 보낼 반려견 ’콩이‘를 데리고 현장으로 나갔다. 하지만 언니는 약속 장소가 가까워지자 자신의 동생을 내보내겠다며 연락을 해왔다.
지선 씨가 기다리는 현장에는 여동생이 나타났고, 약속한 '콩이'를 건네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입양절차가 잘 마무리된 듯했고, ’콩이‘가 잘 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으나 이후 연락은 수월하지 않았다.
'콩이'는 입양 보낸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차가운 길바닥에서 발견되었다.
대체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추운 날씨에 자칫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입양을 한 당사자는 이에 대한 해명은커녕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않아 애를 태웠다.
이후 16살의 노견 '예삐'도 자매에게 건네졌다.
입양 당일에는 역시나 카톡을 통해 본인이 아닌 동생을 현장에 내보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녀는 여동생을 통해 '예삐'를 받아갔지만, '예삐'는 다시 길에서 발견되었다.
생후 3개월 된 강아지 '검돌이'도 입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길바닥에 버려졌다.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아기 고양이들도 입양이 되었다.
그렇게 입양된 고양이 두 마리는 현재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상태였다.
유기동물보호센터 봉사자들은 쉼 없이 입양 문의를 하고, 버려지는 일이 반복되자 자매의 언니라는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입양되었다가 버려진 반려견이 다시 홈페이지에 사진으로 뜨자 문제의 그녀가 보호센터에 전화를 걸어왔다.
유난히 앳된 목소리의 여자는 “그거 제가 잃어버린 강아지인데요”라고 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전화가 금세 끊겼다.
보호센터 관계자가 다시 전화를 걸자 이번에는 어른이 전화를 받았다.
그는 “우리 거 아니에요. 우리 강아지는 집에 두 마리 다 있어요”라고 했다.
그와의 대화에서 앞서 통화한 이가 13살 된 아이란 정보를 얻었다.
유기동물보호센터 봉사자들은 자칫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더 많은 동물들이 희생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자매가 주로 출몰한다는 장소 주변을 찾아 나섰다.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목격했다!
차를 타고 가던 봉사자들은 도로 옆 주택가 인도를 배회하는 강아지들을 발견했다.
그곳에서 내리자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거나 도망가는 강아지들이 보였다.
봉사자들이 강아지들을 구조하고, 한 빌라 건물 모퉁이로 돌아가보니 강아지를 키워온 것으로 보이는 작은 텐트가 보였다.
옆에는 강아지들에게 먹인 듯한 사료가 놓였는데 입구를 열어 보니 곰팡이가 잔뜩 핀 상태였다.
현장에는 13살 조민진(가명)의 교과서와 일기장 등도 널브러져 있었다.
일기에는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과 사육사에 대한 꿈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마음으로 동물들을 입양한 것을 이해하기에는 상습적 '유기' 패턴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민진이는 그동안 1인 2역을 하며 유기동물을 입양해왔다.
제작진은 수소문을 통해 민진이의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은 민진이가 “강아지나 고양이를 좋아했다. 근데 조금 크면 안 예쁘다고 버렸다”라고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그런데 현재 민진이는 반려동물을 키우다 버리는 수준을 넘어, 입양을 하자마자 하루나 며칠 만에 버리는 것으로 아예 동물을 물건 취급하고 있었다.
유기동물보호센터 보호자들을 중고물품인 개집을 건네는 것을 빌미로 민진이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빌라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낸 민진이는 유기동물 정식 입양절차를 통해 반려동물을 입양했다고 태연한 거짓말을 했다.
집으로 간 민진이는 봉사자들이 현장을 떠난 듯하자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민진이가 도착한 곳에서는 낯선 이들로부터 고양이 '망고' 를 입양하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이동장에 담긴 고양이를 든 채 빌라 모퉁이도 아닌 더 외진 곳으로 향하는 민진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날 이후 민진이는 '망고'를 입양 보낸 주인들에게 빌렸던 이동장을 돌려주면서 마치 고양이가 잘 있는 척 역시나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설명을 들은 망고 주인들은 민진이와 연락을 시도했고, 일주일째 감감무소식인 그녀의 집을 직접 찾아 나서기에 이르렀다.
어머니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민진이는 “(이동장) 문이 고장나가지고 도망가버려서...”라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민진이가 사는 빌라 모퉁이 주변에는 망고 주인이 선의로 건넨 고양이 물품이 버려진 상태였다.
대체 얼마나 많은 반려동물이 그렇게 입양되고 버려졌던 걸까.
방송에 따르면 알려진 것만 개와 고양이 12마리 이상이 민진이에게 입양되었고, 고양이들은 대부분 어딘가로 사라진 상태였다.
경찰과 심리상담 관계자 등 지역사회 관계자들이 모여 민진이의 반려동물 상습 입양 및 유기에 관한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민진이의 상태가 유기동물을 다시 유기하는 것에 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와 만나 접촉하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추측했다.
민진이의 어머니는 제작진과 만남 뒤 모든 설명을 듣자 “(왜 그랬는지) 집에서는 말도 잘 안 해요. 근데 말도 잘 듣는 애가...”라며 딸아이의 행태를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현재 민진이는 13살로 촉법소년에 해당돼 제대로 된 법적 처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버리는 행동 자체가 엄청난 죄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함께 상담치료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시각에도 이견이 없는 듯하다.
이제 1인 2역의 입양은 의심부터 하고 볼 일이다.
“얘야, 개든 고양이든 모든 동물은 함부로 버려도 되는 물건처럼 여겨서는 곤란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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