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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 무속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는 왜. . .?

돌풀 2021. 3. 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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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면, 그 대상이 자신을 속이며 삼키는 사악한 괴물이라 할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12일자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빨아먹고, 뽑아먹고, 털어먹고, 끝장을 보고야마는 한 여자’에게 희생당한 남자의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올해 마흔다섯인 장훈 씨(가명)는 부모님을 끔찍이 여기는 효자이자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내내 성실한 인물로 소문이 자자했다.

 

키도 크고, 덩치도 있고, 성격도 호탕한 장훈 씨는 젊은 시절부터 일 욕심이 워낙 많은 탓이었는지 대형마트 내 승진도 꽤 빠른 편이었다.

 

단 한 가지 그에게 아쉬움이 있다면, 마흔이 넘도록 만나지 못한 제 짝이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한 살 연상의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 여자가 혼전 임신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초음파 사진을 보며 아빠가 된다는 소식에 기뻐하던 장훈 씨는 지인에게 결혼 소식까지 알리며 앞날에 대한 기대가 부푼 듯했다. 

 

그런데, 며칠 전 장훈 씨의 비보가 전해졌다.

 

곧 결혼한다던 그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장훈 씨의 동생이 형이 살던 원룸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쉽사리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두 살 터울의 우애 깊은 형제는 1년 전 장훈 씨가 여자 최 씨를 만나고부터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 씨는 무속인이었다.

 

동생은 형 장훈 씨가 무속인 최 씨를 만난 뒤부터 나날이 변해갔다고 전했다.

 

"꿈을 꿨는데 엄마가 나와서 제 아내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고..."

 

장훈 씨는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죽음이 동생의 아내 탓이라거나, 은행 계좌를 조회해 보라는 등 어처구니없는 말로 동생 부부의 심기를 긁었다.

 

 

이맘때쯤 아이를 품에 안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어야 할 장훈 씨는 왜 작은 원룸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을까.

 

동생은 형이 남긴 단 하나의 유품, 휴대폰에 모든 비밀이 담겨 있다고 추측했다.

 

동생은 최 씨에게 뭐라도 듣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최 씨는 이것저것 캐묻는 동생에게 크게 화를 냈다.

 

장훈 씨는 아이의 태명을 ‘동훈’으로 지은 탓에 그녀를 ‘동훈 엄마’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최 씨는 "동훈이가 누군데?"라며 마치 아이의 존재가 없는 듯 굴었다.

 

동생은 제작진과 함께 최 씨가 신당을 모셨다는 아파트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그때 구급차가 건물 앞에 도착했고, 곧이어 대원에게 부축을 받으며 건물을 나서는 여자, 최 씨가 보였다.

 

최 씨가 그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이다.

 

 

무속인 최씨의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최씨 상태에 관해 제작진에게 말하고 있다. - 궁금한 이야기 Y
장훈 씨 동생의 아내 -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장훈 씨와 최 씨가 만난 뒤 나눴던 대화 내용을 종합해 보면 두 사람 사이에는 분명 아이가 있었다.

 

지난해 봄 장훈 씨는 분명 임신소식을 전하며 좋아했었다. 

 

예정대로라면 얼마 전 태어났어야 할 동훈이는 어디에 있는 걸까?

 

그가 손꼽아 기다리던 동훈이가 어디 있는 건지, 있긴 한 건지 이쯤 되니 의심스러웠다.

 

의심은 결국 충격적인 진실을 불러왔다. 

 

최 씨가 장훈 씨에게 보낸 초음파 사진은 최 씨 지인의 것과 똑같았다.

 

초음파 사진 속 아이의 진짜 엄마는 누구일까.

 

 

 

무속인 최 씨의 지인 - 궁금한 이야기 Y 

 

 

장훈 씨 동생의 아내는 “최 씨가 우리 가족과 갈라놓기 위해, (수시로 이간질했고 장훈 씨가) 돈 있는 걸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제작진은 최 씨의 오랜 지인을 만났다.

 

충격적이게도 그는 최 씨가 ‘거짓 임신’을 꾸민 게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즉 최 씨 지인의 증언 결과, 최 씨는 남의 아이 초음파 사진을 장훈 씨에게 보내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보였다.

 

최 씨 지인은 “(최 씨가) 사람 마음을 이용한다. 한 사람 물면 빨대를 꽂아서... 차도 명의가 다 남자들 것일 때가 많았다...”라면서 최 씨가 거친 남자들을 잇따라 나열했다.

 

한 미디로, 최 씨는 그동안 임신을 빌미로 남자들의 돈을 가로채온 상습범인 셈이다.

 

 

궁금한 이야기 Y

 

장훈 씨 역시 최 씨와 인연을 맺으며 여러 차례 큰돈을 마련한 정황이 발견되었다.

 

30평대 아파트에서 살던 장훈 씨는 이를 처분하고 최 씨 신당 근처에 위치한 작은 원룸으로 이사했다.

 

10년간 일하던 마트에서도 퇴직했는데, 퇴직금마저 최 씨에게 몽땅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본인은 끼니에 30만 원인 월세까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임에도 돈을 여기저기에서 빌려서라도 최 씨에게 모조리 갖다 바친 것이다.

 

 

무속인 최씨 대역 - 궁금한 이야기 y

 

최 씨는 “11월 초 어느 순간 보지 말자고 말했다”면서 장훈 씨가 먼저 이별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그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이 역시 그 사람이 원한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은 최 씨에게 “임신하셨어요?”라고 물었다.

최 씨는 “아뇨 안 했어요. 그건 제가 잘못한 게 맞아요”라고 인정했다.

 

갖지도 않은 아이의 육아용품을 산다며 장훈 씨에게 돈을 뜯은 최 씨.

 

임신한 자신의 병원비로 쓴다며 장훈 씨의 돈을 숱하게 가져간 최 씨.

 

빈털터리가 된 장훈 씨는 최 씨에게 “너무 보고 싶어”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1분이 조금 넘는 최 씨와의 마지막 통화를 끝으로 그는 세상을 떠났다.

 

 

궁금한 이야기 Y

 

한 전문가는 최 씨와의 마지막 통화가 장훈 씨의 극단적 선택 동기가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최 씨가 거짓 임신으로 돈을 받은 것은 '사기죄'가 맞지만, 이후 장훈 씨가 자의적으로 꾸준히 돈을 준 정황이 맞다면 ‘사기죄’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딴 사람이 된 듯 변해버렸던 장훈 씨.

 

그를 향해 동생은 “제수씨, 누나, 저, (형을 향해 걱정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하며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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