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리더십이 매번 말썽이다. 책임질 일이 터질 때마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뒤로 빠지기 일쑤이던 그의 행보가 이번 대구시 백신 사기 사건에서도 그대로인 모양새다. 권영진 시장은 해외언론에 소개돼 유명인사가 됐다. 망신스럽기 짝이 없다.
대만·일본 등 해외에 ‘반면교사’ 거리로 소개된 ‘대구시 백신 사기’ 내용 무엇?
대구시가 주선하여 확보했다는 화이자 백신이 ‘불법유통’으로 사기 논란이 커지면서 전 국민의 비판에 직면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민간 무역업체를 통해 3천만 명분의 화이자 백신 조달이 가능하다며 중앙정부의 후속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정상 유통 경로가 아닌 백신으로 확인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코로나 19 유행 속 신천지 사태와 맞물린 대구시민 집단 감염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받았던 권영진 시장은 이번 불법 백신 사건에까지 이름을 올리며 연일 질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 언론도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인 대구시가 백신 사기에 휘말렸다고 소개하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기사를 내놓았다.
대만 민영방송 민시TV(FTV)는 지난 3일 해외 화제 프로그램 코너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의 브리핑 장면을 놓고 대구시의 백신 도입 논란을 보도했다. 진행자는 한국 정부가 이번 사안을 '불법'으로 확인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구시가) 사기를 당한 것 같다. 대만도 백신이 부족하지만 지자체가 이런 일을 당해선 안 된다"라며 반면교사 요소로 소개했다.
일본 언론도 대구시 백신 도입 사건에 대해 ‘사기’ 의혹으로 소개했다. 일본 내 한류 전문매체인 와우코리아는 대구시가 민간 무역업체를 통해 백신 조달을 주선했다며, 화이자 백신 관련 사기 의혹을 받는다고 실었다. 여기에는 권영진 시장이 코로나 19 백신 접종 중인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4일 브리핑을 통해 "대구광역시의 가짜 백신 헤프닝은 세계를 놀라게 한 '백신 피싱'"이라며 "정부방역에 혼선만 초래했다"라고 비난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대구시 가짜 백신 해프닝 관련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위험천만한 사기극이 될 뻔했다"면서 "가짜 백신이 투여됐을 경우를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라고 했다.
이어 "대구시는 남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라며 "백신을 구입하려 했던 경로와 백신 진위 여부에 대한 검증은 했는지 등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구시는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이고, 거리두기도 2단계로 강화됐다. 그런데 백신 1차 접종률은 전국에서 대구시가 가장 낮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대구시민 “‘장풍 시장’ 권영진 때문에 대구살이 쪽팔려... 사과해” 국민청원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구시와 권영진 대구시장의 무리수에 비판과 비난이 봇물을 이룬다. 급기야 대구시와 권영진 시장에 사과를 요구하는 대구시민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지난 3일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렸다.
청원인은 "더 이상 쪽팔려서 대구에서 살 수가 없다"면서 "선거운동 때에는 장풍에 날려 엉치뼈를 다친 권 시장이 이번에는 일개 무역회사의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의 구매를 정부에게 주선하겠다고 했다"라며 한심해했다.
권영진 시장은 최근까지 정부의 백신외교를 연일 지적하며 자신의 SNS에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글을 거듭 올린 바 있다. 코로나 19 방역 체계에 도움은 되지 못할망정 연일 정부 '때리기'에만 골몰한 태도를 두고 '정치 행보'라는 논란이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권 시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구검찰청을 방문하자 직접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다 영접하며 "저는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총장님의 노력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지지한다"라고 했다. 대구시장의 영접논란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 대목이다.
이후 그는 2019년에도 조국 전 장관 후보 임명을 앞두고 1인 반대시위를 해 광역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청원인 역시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안 될 일을 한 것은 (권영진 시장)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이라면서 "(대구) 시민들이 타 도시로부터 손가락질받는 불쌍한 신세가 됐다"라고 개탄했다.
청원인은 특히 "백신이 해외 직구 상품도,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며 "홍보는 주도적으로 해 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는 모습도 보이는데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라고 조사를 촉구했다.
권영진, 코로나 백신 3000만 명분 확보 언급해놓고 대구시 개입 없었다고?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공동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접촉 가능한 글로벌 무역업체를 통해 3000만 명(6000만 회)분의 백신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면서 정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후속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대구시의사회,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등이 제안한 이번 내용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정상 유통 경로를 거치지 백신으로 드러나면서 대구시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특히 한국화이자제약은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누구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을 한국에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 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에 제공될 수 없다"면서 불법유통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까지 돌입할 수 있음을 시사해 더욱 곤혹스러워졌다.
이에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브리핑에서 "메디시티 대구협의회에서 논의해 왔고 대구시는 일부 지원해주는 형태"라면서 개입에 선을 그어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는 권영진 시장이 지난달31일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확보와 관련해 대구시의 적극적인 노력을 언급하며 공적인양 발언한 것과는 대비되는 입장이다.
권영진 시장은 지난달 31일 ‘대구시정뉴스’ 유튜브에 등장해 "외국에 백신 공급 유통 쪽으로 공문도 보내고 협의를 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단계까지는 진전을 시켰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는 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대구시는 브리핑을 통해서도 화이자 백신 확보 관련 내용을 홍보하듯 공개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꽁무니를 빼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어서 비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국격에 흠을 못내 안달했다”, “화이제 백신 관련 계약금 줬다면 사과가 아니고 내려와야 됨”, “권영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기만 하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백신 피싱 첫 피해사례로 보도하는 중, 방역 세계제일 모범국에서 이 무슨 나라망신인가!”라며 분노했다.
이어 “대구시민으로 참 부끄럽다. 또 (권영진을) 시장으로 뽑아주겠지... 장풍시장”이라고 조롱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장풍사건’이란?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는 2018년 5월 31일 전치 3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그날은 6·13 지방선거 공직선거운동 기간 중 첫날로, 권영진 후보는 대구 중구에 위치한 반월당 네거리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출정식 무대 앞에는 무릎 꿇은 이들이 있었다.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었다. 권영진 후보가 약속했던 장애인 협약 이행을 파기했다고 주장하며 시정을 촉구하기 위해 참석한 사람들이었다.
권영진 시장은 출정식이 끝나고 이동하던 중 이들 가운데 한 중년 여성 앞에서 급작스레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당시 나이 55세의 체격 좋은 권 시장이 왜소한 중년여성 앞에서 갑자기 쓰러질 만큼 그녀의 위력이 대단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언론에는 중년여성이 팔꿈치로 권 시장의 가슴을 밀치는 바람에 나자빠졌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런데 이상했다. 당시 정황이 담긴 영상을 슬로 화면으로 재생시키자 이 중년 여성의 손이 권영진 후보의 오른쪽 팔꿈치와 늑골 부근에 살짝 닿은 지 0.16초 만에 권 시장의 상체로 뒤로 기울어진 것이다. 그는 이후 정확히 0.29초 만에 바닥에 넘어졌다.
일순 현장은 난장판이 되며 “야!”, “뭐야!”, “카메라 돌려봐”, “그렇게 비겁하게 가시면 어떡하냐” 등 고성이 섞이며 권영진 시장은 보좌진들에 둘러싸여 현장을 급히 빠져나갔다.
이후 자유한국당 측은 해당 사건 관련 성명을 통해 “권영진 시장이 꼬리뼈에 실금이 간 나머지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라며 이를 “정치적 테러”로 규정하고 경찰수사를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을 ‘권영진 시장이 중년여성의 장풍에 쓰러졌다’, 라고 조롱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그의 할리우드 액션은 ‘권영진 장풍시장’, ‘권영장 장풍사건’으로 수년째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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