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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Y, 산소에 빨간돌과 쇠말뚝까지... 누가 이런 짓을?

돌풀 2021. 4. 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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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범행은 날로 대범해졌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한 묘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것이다. 묘지 앞에 빨간색 칠을 한 돌이 놓이는가 하면 봉분 한가운데 빨간색 쇠말뚝까지 꽂혔다.

 

궁금한 이야기 Y’ 2일 자 방송에서는 할머니의 산소에 가해진 무시무시한 테러에 관한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산소를 돌보는 강돈기(가명) 씨는 몇 해간 거듭된 엄청난 테러에 결국 사진을 들고 무속인을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무속인은 “(이런 테러를 벌일 수 있었던 건)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무속인들은 이런 비방만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강돈기 씨가 건넨 테러 당한 산소 사진을 보는 무속인 - 궁금한 이야기Y

 

 

강돈기 씨 가족은 "빨간 바위는 시위의 뜻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주의 뜻이 있는 줄은 몰랐다" 라고 했다.

 

해당 산소는 강돈기 씨네 뒷산에 위치했다.

 

산소라고 보기에는 고물과 쓰레기가 덮인 곳이었다. 그것들을 걷어내자 산소 정중앙에 쇠파이프와 나무막대가 깊이 꽂혀있고 무거운 콘크리트가 봉분에 걸쳐진 채였다. 벌써 3년 넘게 묘지를 둘러싼 테러는 계속되고 있었다.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

 

강돈기 씨는 “땅 주인하고 뭐가 좀 있었다. 산소가 위치한 땅 주인이 바로 옆집 사람이다. 저하고는 육촌이다. (그에게도 산소에 모신 분은) 작은 집 할머니다. 나도 알고 싶다. 왜 이런 짓을 하는지”라고 답답해했다.

 

강돈기 씨는 육촌 지간인 강상일 씨와 무슨 일이 있었기에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걸까.

 

대체 어떤 원한이기에 할머니 봉분에 쇠말뚝을 박는 테러까지 하는 걸까.

 

테러 당한 산소 위치를 설명하는 강돈기 씨 - 궁금한 이야기Y

 

강돈기 씨는 “(상일 씨가) 마당에 차를 대고 계속 못살게 굴었다. 어머니 혼자 계시는데 안 좋은 행동을 해서 제가 마당에 CCTV를 달았다”라고 했다.

 

실제 CCTV에 찍힌 상일 씨는 집 앞 골목을 트럭으로 막고는 붉은색 페인트를 마당에 부어 선을 긋는 행동을 했다.

 

어떤 날에는 트럭에 나무를 한 가득 싣고 와 전기톱질을 해대는 통에 돈기 씨 어머니가 심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돌아가신 지 60년이 지났다는 할머니 묘를 둘러싼 테러에 두 집안의 원한은 보통이 아닌 것으로 추측되었다.

 

무속인들은 산소 테러 수준을 보면, 하나 같이 대대손손 저주를 내린 것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상일 씨 트럭이 마당 입구에 오는 걸 확인한 돈기 씨네 가족들은 마침내 옆집을 찾아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상일 씨는 산소 이야기를 꺼내자 화를 내더니 돈기 씨 가족이 무단으로 찾아왔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강상일 씨는 쇠말뚝 테러에 대해 묻는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떠나버렸다.

 

이웃들은 모두 ”예전에는 두 집안의 사이가 좋았다“라고 했다.

 

과거를 더듬어가던 강돈기 씨는 장독대 가까이에 위치한 감나무 문제를 떠올렸다.

 

돈기 씨는 “어머니가 장독대에 자꾸 쌓이는 나뭇잎을 치우기 힘들어서 (상일 씨네 어머니에게 감나무) 가지치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어머니한테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했다고 했다. 그 일을 사과받지 못하니까 몹시 화가 났다”라고 했다.

 

그 일 이후 두 집안에 틈이 생겼고, 지난 2017년 강상일 씨네 집안사람들이 마당 쪽에 주차를 하지 못하게 담장을 쌓았다고 했다. 할머니 산소에 빨간 돌과 쇠말뚝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이듬해부터였다.

 

제작진은 돈기 씨와 육촌 지간인 상일 씨를 만났다.

 

역시나 상일 씨는 4년 전 문제의 시작이 된 감나무 이야기부터 꺼냈다.

 

상일 씨는 “엄마가 울면서 전화를 했는데 자식 된 도리에서 안 돕겠느냐”라며 그 문제로 상일 씨 어머니 역시 상처를 받았다는 입장이었다. 말로 풀어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돈기 씨네 집에서 경찰을 불렀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봉분에 나무와 쇠물뚝이 꽂히는 등 테러 당한 산소 - 궁금한 이야기Y

 

 

상일 씨는 봉분 위에 나무를 심은 것에 대해 ”내 땅에 나무를 심은 거”라며 재산권 행사를 계속할 거라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감나무 한 그루가 불러온 싸움은 부모 세대부터 끈끈했던 우정을 단 번에 끊어버린 채 불신과 미움의 벽만 쌓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날 상일 씨는 심경의 변화를 느낀 모양이었다. 

 

제작진에게 연락해온 상일 씨는 ”서로 감정싸움 그만하고 싶고 정리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궁금한 이야기Y 취재가 시작된 지 5일 만에 테러로 시달린 묘지는 원상복구되었다.

 

두 집은 다시 과거처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궁금한 이야기Y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 건 마음먹기 달렸다"는 문구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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