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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조선구마사' 폐지! 역사를 외면한 글이 미래에 끼치는 영향

돌풀 2021. 3. 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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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레고도 아니고...'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박계옥 극본, 신경수 연출)가 방영 2회 만에 폐지된다. 역사 왜곡과 실존인물을 가벼이 다루는 대사 등 박계옥 작가의 대본은 이미 '철인왕후'를 통해 수차례 시청자들의 비판으로 위기를 예고했다. 이번 조선구마사 폐지는 시청률에 매몰된 방송사와 대한민국 역사 및 시대정신을 외면한 작가의 합작이 이뤄낸 참사다.

 

대형 포털 검색창에서 조선구마사를 검색하고 정보보기를 누르면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다'라는 내용이 뜬다. 공식 홈페이지를 눌러도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다'라고 나와 방송사가 조선구마사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따끔한 비판에 화들짝 놀라기는커녕 이를 민감한 시청자들의 지적에 지나지 않는 것쯤으로 인식한 것인지 작가의 막무가내 필치를 주축으로 한 제작진의 의지는 결국 전 국민의 소매 걷어붙이기로 꺾이게 된 셈이다. 조선구마사 폐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에 가까운 동의를 모았다. 광고 불매운동까지 일었다. 큰 사고가 나기 전 반드시 그와 관련한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박계옥 작가의 작품은 기둥이 도끼질 되는 걸 외면하다 결국 집을 내려앉게 한 것과 똑같다. 

 

이쯤 되니 말이다. 사실 '막장드라마'니 뭐니 해도 시청률 잡고 돈 벌면 막장 아니라 '막장대환장극'이라도 편성에 목을 빼던 방송사들에게 결국 '돈줄 조이기'만이 시청자들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하는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SBS '조선구마사' 측은 26일 오전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면서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조선구마사 여론 악화로 인해 매우 이례적으로 방송 중단 위기까지 몰리자 신경수 PD는 25일부터 출연진에게 일일이 직접 폐지 가능성 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회의를 거듭한 끝에 결국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구마사는 방영 2회 만에 중단되는 최초의 드라마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폐지 수순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조선구마사 주요배우들 - SBS

 

시청자들의 광고 압박이 이뤄낸 드라마 방영 폐지로 인해 이제 방송가는 작품 제작에 더욱 신중성을 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성을 흔들고 전통성마저 흠집내는 일에 매우 민감한 시기다.

 

(동북공정(東北工程)이란, 중국이 국경 안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바꾸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다) 

 

김치에 이어 한복까지 자국문화로 갈취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우리 국민들의 정서는 매우 민감하다. 이 시기에 세종(충녕대군)이 바티칸에서 온 카톨릭 구마 사제를 대접하는 기생집 자리에서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을 대접하는 장면까지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중국식 검을 소품으로 사용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중국 텐센트 계열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WeTV에서는 조선구마사를 '북한 건국의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제작진이 뒤늦게 연락을 취해 수정에 나섰으나 성난 민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방송 1회에서 태종이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을 본 뒤 고향의 백성들을 무참히 죽이는 인물로 묘사된 점이 논란이었다. 여성 출연자들의 의복과 소품 등은 시대 배경인 조선의 것이라기보다 중국의 것에 가깝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아무리 드라마라도 역사왜곡과 비약과 비이성이 내포된 이야기라면 이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동북공정으로 커지는 우리 국민의 반중 정서를 몰랐던 건지, 외면했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제작진의 참으로 헐거운 제작의식만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시청자들의 광고주 압박은 역사를 반영한 드라마가 마치 레고놀이 하듯 아무 데나 마구잡이로 끼워서는 안 된다는 분노를 반영한 채찍질이다. 막바지 촬영까지 해두었다는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사 입장에서야 금전적 손해가 클 것이다. 추위와 먼지가 기승인 날에도 촬영에 임했을 배우들의 피해도 너무나 극명해 안타깝다.

 

조선구마사 등장인물

 

 

하지만 역사와 민족성에 흠결을 끼친 글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명히 보여준 사례란 점에서 조선구마사를 비롯한 모든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은 이번 논란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다. 

 


아래는 드라마 '조선구마사' 관련 SBS 공식입장


'조선구마사'에 대한 SBS 입장을 밝힙니다.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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