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질 탄핵소추안 결정을 목전에 둔 시점,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발언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임성근 부장판사 변호인 측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은 지난해 5월 무렵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성근 부장판사가 나눈 대화로, 2월 14일 임 부장판사의 1심 무죄 판결이 나온 뒤 3개월이 지났을 시점의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주축으로 법관 탄핵을 지지하는 판사 출신 의원들이 4월 15일 총선에서 정치권에 입성하여 국회에서 '법관 탄핵' 논의가 처음 불거지기 시작한 즈음이다.
녹취록에서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에게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언급한 부분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은 "나도 (탄핵이) 현실성 있다고 생각하거나, (임 부장판사가) 탄핵돼야 한다는 그런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치적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탄핵 이야기도 꺼내지도 못하고 그런 비난을 받는 게 적절할까 싶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표 수리 제출 같은 것과 법률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그 중 정치적 상황도 있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사표 내는 건 좀 더... 여러 상황도 지켜봐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라고도 했다.
이에 임 부장판사는 "예,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정치적 상황을 잘 보고, 툭 까놓고 얘기하면 탄핵하자고 (국회가) 저래 나가고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고 하면 국회에서 무슨 이야기를 듣겠느냐"면서 "게다가 (임 부장판사는) 임기가 사실 얼마 남지 않았고, 1심에서 또 무죄를 받지 않았느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대법원은 해당 의혹에 대해 국회에 낸 답변서에서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에게 일단 치료에 전념하고 신상 문제는 향후 건강상태를 지켜본 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말했다"라며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고, 임 부장판사가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녹취록이 공개되자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냈다.
그는 "9개월 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한 것에 송구하다"라고 운을 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언론에 공개된 녹음자료를 토대로 기억을 되짚어 보니 '정기인사 시점이 아닌 중도에 사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라는 판단 하에 녹음자료와 같은 내용을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임성근 부장판사는 2015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하면서 청와대 입장을 적극 반영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위 또는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피고인의 행위가 위헌적이라는 이유로 직권남용죄의 형사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불리하게 죄의 구성요건을 확장 해석하는 것”이라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임성근 부장판사 변호인 측이 공개한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녹취록' 전문
1. 이제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하고.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임 부장이 사표 내는 것은 난 좋아. 내가 그것에 관해서는 많이 고민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상황도 지켜봐야 하는데.
2.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그리고 게다가 임 부장 경우는 임기도 사실 얼마 안 남았고 1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잖아.
3. 탄핵이라는 제도 있지 나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일단은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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