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 조짐에도 두문불출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뒤늦게 언론 앞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김도식 정무부시장의 ‘남 탓’ 논란에는 “송구하다”라고 했다. 대타 세울 때가 따로 있지, 나서야 할 때 안 나서던 오세훈은 전쟁이 터진 뒤에야 현장에 나타나 지휘하는 수장이나 다름없어보여 씁쓸하기만 하다.
시장 없을 때보다 못한 서울시... 오세훈 뒤늦게 "무한한 책임감 느껴"
오죽하면 서울시장이 없을 때보다도 못하다는 소리가 나올까.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그가 ‘반드시 잡겠다’라고 호언장담하던 부동산 시장 폭등과 코로나19는 고삐를 죄지도 못한 채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모습이다. 그가 무슨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모르겠다. 얼굴 보기조차 쉽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 그가 16일에야 나타나 코로나 19 서울의 4차 대유행 확산과 관련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서울시민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4차 확산 조짐이 심상치 않은 시기,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오세훈 시장이 이제야 방역현장 일부를 돌아보다 입장을 밝히는 모양새다.
오세훈 시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당분간은 방역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서울시정을) 집중하겠다. 코로나19 대응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책임이 따로 없다”라면서 김도식 정무부시장의 발언 논란을 의식한 듯 자세를 낮췄다.
오 시장은 “서울시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방역 총책임자로서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가 확산해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위중한 상황에서 행여라도 방역전문가의 견해와 다른 정치 방역을 해온 적은 없는지, 4차 유행 원인이 델타변이 오판과 백신 수급 문제에 있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냉정하게 돌아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오 시장은 “우리는 그간 안타깝게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일률적 규제와 격리 위주의 방역에 치중했다. 더는 국민 여러분께 희생과 인내를 요청할 수 없고, 이번 4차 유행으로 그 한계 또한 절감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 19) 대확산을 계기로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음 단계의 보다 실효적인 방역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중대본과 함께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나가겠다“라고 했다.
오세훈, 김도식 정무부시장 '정부와 문 대통령 탓' 발언 논란 "부적절 언행... 송구"
오세훈 시장은 김도식 정무부시장이 기자들에게 보낸 코로나 19 재유행 관련 정부 및 문재인 대통령 등을 향한 책임전가성 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를 빌려 사과 말씀 올린다”라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란 위기상황에서 공직자 (김도식 정무부시장)가 2인3각 경기를 해야 할 상대를 탓하는 건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도식 정무부시장은 지난 14일 서울시청 출입기자단에 '책임전가 중단하고 책임방역에 힘 모아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전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책망한 바 있다.
김 부시장은 해당 글에서 “K방역이 정권의 치적으로 자화자찬하시다가, 막상 4번째 정책 실패에 따른 4차 대유행에 대해서는 '모두의 책임'으로 과오를 나누고 계셔서 몹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문 대통령을 직격 했다.
그러면서 “델타 변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데도 거리두기 완화, 소비 진작 등 섣부른 방안을 내놓은 것은 누구냐”라며 “그동안 대통령께서 무지와 무능도 모자라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인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다'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면서 긴장의 끈마저 놓았을 때마다 대유행이 반복된 게 사실 아니냐”라고 따져물었다.
해당 글이 기사화되어 뜨거운 논란이 되자 김도식 부시장은 약 한 시간 반 뒤 “사견임을 전제로 쓴 글이다. 개인적 의견”이라며 한 발 물러났다.
김도식 부시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서울시 공동경영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지난 4월 발탁된 인물로 안철수 대표 비서실장 출신이다.
아래는 오세훈 시장 발표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먼저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희생적인 시민의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조치 협조해주시는 시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서울시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방역 총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말씀드립니다..
오랜 기간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조치로 인해 극도의 불편함과 생활고를 겪으시면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방역에 협조했습니다. 그런데도 수도권 중심 코로나 확산돼서 무한한 책임감 느낍니다. 4차 유행으로 시민 불안감 증폭되고 소상공인 희생과 인내가 임계점에 도달하는 와중에 책임을 두고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정치적 공방까지 일고 있어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정무부시장의 돌출발언에 대해서도 이 자리 빌어 사과 말씀 올립니다.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란 위기상황에서 공직자가 2인3각 경기를 해야 할 상대를 탓하는 건 부적절한 언행이고, 시민 여러분께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돼 강하게 질책한 바 있습니다. 다시 한번 조직의 책임자로서 죄송합니다.
방역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책임이 따로 있을 수 없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위중한 상황 앞에서 국민과 시민 여러분께 희생을 강요하고 행여라도 방역전문가의 견해와 다른 정치 방역을 해온 적은 없는지, 4차 유행 원인이 델타변이 오판과 백신 수급 문제에 있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냉정하게 돌아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서울시는 질병관리청, 중대본과 협력해 코로나 확산 방지의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또한 저는 취임직후 중대본과의 협의 그리고 합의를 전제로 방역에 임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한 바 있고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실행됐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500명대 이상 확진자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시민 여러분 협조 덕분에 선별검사와 확진자 치료가 대응 가능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확진자가 급증하면 그 이후의 상황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 주재 수도권 특별방역대책회의에서 청년층 조기접종 위한 백신 추가 배정과 집단 면역이 이뤄지는 연말 상항 이후를 대비해 점차 자가치료 시행할 수 있는 기준을 미리 마련해달라고 경기도와 함께 대통령께 건의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안타깝게도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일률적 규제와 격리위주의 방역에 치중해왔습니다. 그러나 더이상은 국민 여러분께 희생과 인내 요청드릴 수 없고 이번 4차 유행으로 그 한계 또한 절감하게 됐습니다. 이번 대확산을 계기로 신중한 검토 통해 담 단계의 보다 실효적인 방역체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보다는 풍토병이나 독감처럼 잔존할 것이라 예견하는 만큼 중대본과 함께 그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워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오늘 저는 100일을 맞았습니다. 취임당시 저는 다시 도약하는 서울을 돌려드리겠다, 공정과 상생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방역과 함께 지난 100일 전문가와 시민 대표와 머리 맞대고 서울의 미래비전 전략 수립해 완성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확산 상황아 위중한 만큼 당분간은 방역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집중하겠습니다. 4차 유행 조금 진정되면 시민 여러분께 서울의 미래비전을 설명드리고 함께 희망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공직자는 말이 아니라 발로 뛰며 일로 검증받는 존재라고 한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4차 대유행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고 서울시민의 일상회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부터 시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조금의 빈틈도 소홀함도 없도록 살피고 또 살피겠습니다. 집단 면역의 순간까지 조금만 더 참으면서 이번 어려움 함께 극복해 나아갑시다. 우리함께 희망의 내일을 만들어갑시다.
어제 폭염과 검사량 급증으로 관악구의 공무원이 탈진으로 쓰러졌습니다. 지금도 일선 방역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계시는 의료진과 행정 지원인력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끝으로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조치에 협조해주고 계신 위대한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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