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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투기범 잡은 사연, 신고로 적극 처리하자!

돌풀 2020. 9. 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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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투기 신고하여 광명 찾는 방법 없을까?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 세대 건물이 아닌 일반 빌라와 다세대 건물을 제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도록 정해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남의 집 앞에 쓰레기를 투척하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꼭 있는 모양이다. 

 

2년 전 빌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이미 세간을 정리하고 온 터라 난 쓰레기로 내놓을 게 없었다. 기껏 해봐야 일주일에 종량제 봉투 하나 버리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사 오고 2주 정도 지났을 때였나. 건물 뒤편에 자개장이 등장했다. 동사무소에서 분리배출 스티커를 사 붙여 건물 앞 모퉁이에 두면 될 걸, 왜 여기다 뒀나 싶었다.

 

2주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자개장은 그대로였다. 주인이 혹시 깜빡한 걸까 생각했지만, 부피가 되는 쓰레기를 잊어버릴 리 없었다. 한 달이 넘어갈 무렵, 같은 건물의 입주민 아저씨가 내게 혹시 ‘자개장을 뒤에 버렸느냐’고 물었다.

 

그럴 리가요.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내가 딱 의심받는 모양이었다.

 

"전 자개장 취향도 아니고, 버릴 짐은 이미 이사 전에 다 정리하고 왔어요."

 

억울해. ㅠㅠ

 

주민들 모두 잠시 두었는지 아예 버렸는지 모를 자개장의 출처를 의심하면서도 그것을 1년째 방치했다. 비를 맞고 눈이 쌓이다 녹고, 바람에 쓸리기도 한 자개장은 문짝이 떨어지고 나무가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6월, 건물 모퉁이에 갑자기 쓰레기 투기가 늘기 시작했다. 여행용 캐리어, 사무용 의자, 유아용 바운서까지... 그러다 검정 비닐봉지며 치킨 상자, 가전제품 상자와 스티로폼, 분리하지 않은 잡쓰레기까지 나뒹굴기 시작했다. 나름 깨끗했던 건물에 이게 뭔 난리인지 몰랐다. 역시 쓰레기 투척하는 인간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오가는 옆 빌라 아줌마들, 맞은편 빌라의 아줌마와 젊은 남녀, 행인에 이르기까지 못된 손을 부리며 가는 게 이따금씩 목격되었다.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건물 모퉁이와 가까운 내 지하작업실 환경이었다. 바퀴벌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엄지만 한 바퀴벌레가 거실을 활보하자 가만있을 수 없었다. 그날 한창 작업하던 낮 시간, 모퉁이에서 우당탕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딱 걸렸다 요놈!

 

건물 밖으로 부리나케 나갔다. 맞은편 빌라 아줌마가 봉지를 휙 던지고 가는 게 보였다. 쫓아가는 순간 아줌마는 제 건물 안으로 쏙 사라져 버렸다.

 

저 무개념 인간 같으니라고!

 

건물 모퉁이에는 분리하지 않은 치킨 상자, 페트병이 박스 사이에 끼어 있었고, 검은 봉지에 마구 담은 일반쓰레기와 심지어 거울 및 서랍장까지 놓여 있었다. 저 아줌마가 모두 버렸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한계치에 임박한 걸 이대로 참고 있을 순 없었다. 버릇을 단단히 고쳐주마! 쓰레기를 향해 사진과 동영상을 차례로 찍었다.

 

어라? 확실한 증거가 보였다. 택배 전표가 뙇!

 

상자에 건너편 빌라 3층과 4층 주소, 이름까지 버젓이 붙어있었다. 그것을 확대해서 다시 촬영했다. 그 빌라를 빤히 째려봤다. 이때 골목 가운데 있는 방범용 CCTV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저거야! 쓰레기불법투기 신고,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쓰레기투기범 잡는 요령 첫째, 신고정신 발휘! 

 

OO구청 자원순환과에 전화했다. 무단투기 담당자와 연결이 되었다. 요약하면, 무단투기 극성 땜에 힘들다, CCTV OO일자 12시부터 4시 반 사이 조회해서 투기범을 잡아달라,였다. 담당자는 CCTV 조회의 경우 민원인이 주민센터에 전화해서 확인요청하면 주민센터에서 구청 쪽으로 CCTV 열람이나 백업 관련 공문을 보낸다고 했다. 그럼 이후 CCTV 열람 및 백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었다.

 

OK!

 

주민센터에 곧장 전화했다. 무단투기 CCTV 조회 문의해 담당자와 연결되었고, 같은 용건을 설명했다. 즉, CCTV 조회를 요청하자 담당자는 구청에 접수하겠다고 답했다.

 

 둘째, 신고 사실을 동네방네 알리자! 

 

 사실, 온갖 생활가구와 집기, 분리수거 안 한 생활쓰레기 등 그간의 쓰레기불법투기는 우리 건물 입주민 중 누군가의 뿔난 양심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간 안팎으로 거듭된 그 누군가의 무개념 행동 때문에 애꿎은 세대원들의 관리비만 쓰레기처리비로 축났었다. 

 

CCTV 조회로 쓰레기투기범 추적 들어갔으니 이를 똑똑히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앞으로도 불법투기하면 계속 신고해 처벌받게 할 거니까 다들 유의하라는 뜻에서 문서를 만들어 붙이기로 했다. 

쓰레기 무단투기 경고문

 

 문서는 우리 건물 공동현관 유리 안 쪽에 한 장, 건물 모퉁이 쓰레기 버리는 곳에 두 장!

잘 보이도록 붙였으나 끝이 아니었다. 

 

 셋째,  [생활불편신고] 앱에 '쓰레기불법투기' 신고하자! 

[ 생활불편신고 앱 ]을 이용하면

① 불법 주차

② 불법정차

③ 장애인 전용구역 불법주차

④ 불법광고물

⑤ 쓰레기방치 및 투기

⑥ 도로시설물 파손

⑦ 가로등, 신호등 고장

⑧ 환경오염 행위

⑨ 자전거 불편

⑩ 도로건물, 지점번호판 훼손

이밖에 청소년 유해업소, 에너지과소비, 기타 불편 사항을 신고할 수 있다. 

생활불편신고 어플리케이션 화면

 

생활불편신고 어플리케이션 화면

신고 메뉴를 누르고 '쓰레기방치 및 투기' 카테고리를 선택했다. 

이곳에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불법투기된 쓰레기 위치와 함께 신고내용을 작성했다.

생활불편신고 어플리케이션 화면

 

생활불편신고 어플리케이션 화면

이미 구청과 주민센터에 구두상 민원을 넣었지만 혹여 CCTV조회 요청만 별도로 처리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생활불편신고] 앱에 확실히 사진과 동영상까지 신고하여 문서화 처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 일이 있은 뒤 며칠 후 구청에서 전화가 왔다. CCTV조회 상 해당 시간에 쓰레기를 버리는 이를 찾지는 못했지만 건너편 빌라 쓰레기 투기는 확인하였다는 답이었다. 그들에게 찾아가 다시 발각될 시 처벌될 수 있다는 주의를 주었고,  빌라 각 세대 앞에 안내문을 부착했다고 했다. 당시 무단투기되었던 쓰레기는 구청에서 모두 처리했다. 동분서주하며 불편을 호소한 나의 민원은 그렇게 심심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의외였다.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밤손님처럼 몰래 갖다버리던 건너편 빌라 사람들은 제 건물 모퉁이에 쓰레기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안내문 효과였는지, 구청 관계자들의 방문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주위 빌라 사람들의 무단투기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못된 행동으로 이웃에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게는구청신고든, 주민센터 신고든, 생활불편신고 앱 활용이든 적극적인 행동으로 자극해줄 필요가 있다. 신고나 전화절차가 좀 귀찮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 다시 쓰레기투기범이 나타난다면, 난 주저없이 그 놈이 잡힐 때까지 신고할 테다.

 

국민들의 신고혼선을 없애기 위해 올해 말부터 [생활불편신고] 앱을 [안전신문고] 앱과 통합할 예정라고 한다. 2019년 4월 17일부터 시행해온 4대 불법 주정차 신고는 현재 [안전신문고]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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