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가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숨진 가운데 대검찰청의 통합 심리 분석 결과에서 양모가 정인이를 발로 밟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 심리분석실장 A씨는 3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모 장씨의 아동학대치사(살인·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양부 안모 씨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A 씨는 "입양 이후 정인이를 바닥으로 던지는 등의 학대 행위를 했을 가능성 역시 높다고 판단했다"면서 "장씨의 무(無)책임성, 공격적 충동성, 높은 사이코패스 성향 등이 사건과 관련이 높다"라고 분석내용을 전했다.
현재 대검에서 사용하는 '통합 심리분석'은 심리 검사, 뇌파 검사, 인성· 심리 평가, 행동 분석 등에서 두 가지 이상의 기법을 적용한 내용을 종합해서 하나의 종합적 분석 보고서로 제시하는 기법이다.
장씨의 통합심리 분석 결과, 정인이 사망한 당일인 지난해 10월 13일 그가 진술한 ‘정인이를 발로 밟은 적이 없다’, ‘입양 이후 정인이를 바닥에 던진 사실이 없다’는 등의 내용은 모두 '거짓'으로 판정됐다.
A씨는 "4명의 분석관들이 독립적으로 채점한 결과, 모두 거짓으로 판정했다"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판단은 행동 분석 결과로도 증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씨는 "아이를 잡고 흔들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 "배 2대, 등 1대 등을 때렸다"라며 외력을 가한 적이 없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이어 아이 몸에 남은 학대 흔적은 싱크대에 찍혔거나, 시소에서 넘어져 생긴 것 등으로 진술을 했다.
대검 분석관들은 이에 "여러 비언어적 행동 징후들이 나타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라고 결론 냈다.
장씨는 대검의 이러한 행동 분석 검사에서 정인이를 지속 폭행한 이유로 "정말 눈이 돌았던 것 같다. 편견, 스트레스, 갑자기 막 들이닥친 감정이 빵 터져서 그러면 안 될 짓을 했다"라고 말하며 오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분석관이 정인이가 사망한 당일의 폭행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장 씨가 울음을 멈추고 빠르게 진정되는 반응을 보이면서 다리를 꼬는 행동이 관찰됐다고도 전했다.
장씨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관에 따르면, 장씨의 사이코패스 총점은 25점 진단 기준에 근접한 22점으로 나타나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장씨) 자신에게 정인이를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자각해서, 본인의 스트레스나 여러 부정적인 정서들을 그대로 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장씨가 보여주고 있는 괴로움, 죄책감 부분들은 다소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장씨의 사이코패스 점수가 기준에 미달된다는 변호인 측 지적에 A 씨는 "점수만 갖고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다고 본 것이 아니라, 아주 극단적인 이기주의, 자기중심적인 성향 등을 종합해 기소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참석한 양부 안 씨는 취재진이 쫓아오자 뛰다가 갑자기 무릎을 끓었다.
정인이 양부 안 씨는 이날 오후 5시쯤,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이 따라붙자 ″죄송하다″라며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지인이 '아이가 계속 방치됐다'고 진술했는데 어떤 입장이냐”라고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어 “아랫집 주민이 (정인이가 숨진 날) '쿵'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이 소리는 어떻게 난 것이냐”라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정인이가 숨진 날, 아랫집 주민이 들었다는 '쿵' 소리는 왜 난 건지도 다시 물었습니다. 안씨는 "출근한 상태여서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 관련 양부모의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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