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라면 프로포폴 불법 투약만으로도 당연히 기소되어 법적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라 법적 테두리를 빠져나가기 위한 다른 방도도 강구되는 게 허용되는 걸까.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검찰에 수사심의위를 신청했다. 그의 ‘꼼수’ 의혹에 과연 납득할 국민이 몇이나 될까 모르겠다.
서울 강남 모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투약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소 여부 등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해 달라며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측이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검찰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삼성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 수사와 관련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수사심의위 소집 결과 이 부회장의 불기소가 권고되었지만, 검찰은 지난해 9월 해당 사건의 의혹과 관련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검찰시민위원회를 소집하고 이 부회장에 대한 이번 사안의 수사심의위가 열리는 게 적절한지 여부를 결론 낼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위는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검찰 외부 인사들이 모여 국민적 의혹이 큰 사안이나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사건의 수사 기소 여부, 수사 계속 여부 등을 판단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은 지난해 초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제기되었다.
당시 성형외과 직원이 이 부회장의 집으로 출장을 오간 사진 등이 공개되었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의혹 등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공익신고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검찰에 사건을 수사 의뢰했고, 검찰은 해당 성형외과를 한 차례 압수수색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2월 입장문에서 "(이 부회장은)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다"라며 "이후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재용 프로포폴 불법 주사, 증거인멸 이뤄졌나
2020년 6월 뉴스타파는,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장소로 지목된 성형외과의 원장 측 변호인이 직원들에게 증거인멸을 시켰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해당 성형외과의 직원이었던 A씨는 당시 뉴스타파와의 전화 인터뷰서 “병원장 측 변호인이 ‘이재용 부회장 한남동 자택 불법 출장 목격 사진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언급했다.
A씨는 뉴스타파에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증언한 인물이다. 또 2020년 5월 프로포폴 불법 사용 혐의로 구속된 병원장 김 모 씨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8월 26일,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몰래 빼돌려 가는 병원 실장 신 모 씨를 미행했다. 당시 병원 동료 직원 2명과 함께 남자친구 차로 이동하는 신 씨를 미행하면서 서울 한남동 이재용 부회장 집 근처에서 내리는 신 씨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시 “이 부회장이 프로포폴 투약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고, “동료 직원이 프로포폴을 투약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을 방문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었다”라고 주장했다.
성형외과 병원 원장 김 모 씨와 실장 신 모 씨는 이재용 부회장 외에도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 등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 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한 지난해 5월 공판에서 A씨는 “근무하던 병원의 원장 김 모 씨에게서 지난 1월부터 매달 2400만 원의 돈을 받았고, 직원 5명이 이를 나눠 가졌다”라고 증언했다.
증언이 사실이라면, 원장은 폐업하고 퇴사한 직원들에게 매달 300~400만 원의 돈을 지급한 셈이다.
원장 측 변호인은 공판에서 ‘이번 일로 취직을 못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지급한 돈’이라며 금전의 성격을 밝혔다.
그러나 A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2월 뉴스타파 보도가 터지면서 직원들의 입을 막기 위한 돈 지급 기간이 연장됐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원장님이 (저희가) 퇴직금 받고, 실업급여받고 있는데 저희에게 돈 줄 이유는 없죠. 돈을 준 이유가 뭐겠어요. 이재용 부회장 관련 뉴스타파 기사가 터지고 나니까 입막음하는 거죠”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증거는 무엇? 모두 삭제 왜?
변호사가 A씨에게 삭제를 지시한 증거물 A씨를 포함한 성형외과 직원 3명이 이재용 부회장 집에 프로포폴을 투약 목적의 출장을 간 병원 실장 신 씨를 미행하며 찍은 사진 등이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A씨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기자) “이재용 부회장 집 앞 근처에서 내려준 거네요?”
(A씨) “올라가 가지고 못 들어가서 올라갔다 내려갔어요.”
(기자) “그때 찍은 사진 같은 게 있나요?”
(A 씨) “다 지웠죠.”
(기자) “한남동 라이딩(미행) 사진이 삭제됐다는 거예요?”
(A씨) “원장님 측 변호사가 거짓말까지 하면서 집에 압수수색 온다고 거짓말까지 치면서 핸드폰 다 지우라고 했어요.”
(기자) “이재용 부회장 때문에?”
(A씨) “네, 쓸데없는 거 나오면 안 된다고...그게 뭐겠어요, 그 사람 때문이지.”
- 기자와 A 씨 대화내용
(병원장 김OO) “지금 내가 사진이 있거든. 내일 보여줄게. 뭐 차 갈아타는 것도, 뭐로 갈아타고. 어. 너 지금 진짜 집이야?”
(실장 신OO) “내일 보여주세요.”
- 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 신OO 씨 대화(2019.8.26)
A씨는 원장 김 씨 변호인 김 모 변호사의 지시에 따라 사진이 들어 있던 휴대폰을 없앴다.
(기자) “그 핸드폰 없어요?”
(A씨) “네.”
(기자) “버렸어요?”
(A씨) “네, 버리라고 해서 버렸어요.”
(기자) “누가?”
(A씨) “변호사가 저한테 ‘핸드폰 사라’고까지 했어요.”
- 기자와 A씨 대화내용
원장 측 변호인은 증거인멸 지시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가 이와 관련해 묻는 질의서를 변호인 김모 씨에게 전달했고, 그는 우편을 통해 ‘‘사실과 동떨어진 질문에 답할 이유가 없다’,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라고 의혹에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이슈-정보 >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지웅, KTX햄버거녀 "부모 돈으로 살아가고도... 꼴사납다" 쓴소리 [전문] (0) | 2021.03.04 |
---|---|
LH직원 ‘불법 투기’에도 블라인드에 “부동산 투자 말란 법 있냐”... 에라이! (0) | 2021.03.04 |
변희수 전 하사, 자택서 사망... 트랜스젠더 군인의 극단적 선택 (2) | 2021.03.04 |
심리분석관 "양모, 정인이 발로 밟았을 것... 사이코패스 성향" 사망당일 아래층에 덤벨 추락소리 4~5번 (0) | 2021.03.03 |
임은정, ‘윤석열이 한명숙 사건 수사권 뺐었다’ 주장... 추미애 “윤석열, 지휘권 남용 말라” (0) | 2021.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