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보/시사

궁금한 이야기Y, 병원 측은 왜 만삭의 간호조무사를 '뺑뺑이' 돌리나?

돌풀 2021. 2. 5. 22:35
728x90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병원 4층 병동에서 수년 째 근무해온 지혜씨.

 

그녀는 지난 월요일부터 이곳저곳으로 근무하는 곳이 바뀌며 평소와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병원 입구의 안내데스크에서 출입하는 이들의 열을 체크하는 일을 하는 지혜씨.

 

원래 외래파트 원장의 방앞에 있던 자리에서 다른 간호사들이 체크하던 걸, 지난 주 1층 출입문에 데스크를 갑자기 만들어 지혜 씨에게 방역업무를 맡긴 것이었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지혜 씨는 몇 시간 만에 다시 근무지가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출산휴가 묻더니 해고통지서 날린 병원! "법대로 하라!"

 

 다음 달 출산을 앞둔 지혜씨는 임신 중기가 되자 병원 측에서 '출산휴가를 어떻게 쓸 거냐'고 물어왔다고 했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지혜씨는 2월경이나 3월 초에 쓰겠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그 얘기가 오고간 지 이틀 뒤 지혜 씨에게 병원 측으로부터 해고예고통지서가 날아들었다.

 

해고이유는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인원 감축‘이었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통보가 있은 뒤 병원 측은 해고 처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출근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후 근무표를 공유하던 단톡방에서 지혜씨는 완전히 배제됐다.

 

그런데 해고 인원은 단 한 명, 지혜씨뿐이었다. 경영난으로 지혜 씨를 해고하다는 병원 측은 똑같은 부서에 구인공고를 냈다.

 

이에 남편이 병원 측에 이유를 묻자, “선생님께서 부당하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으면 법적으로 구제를 하든지 소송을 하시든지 하면 되는 거지...”란 답이 돌아왔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한 마디로, 필요하면 법대로 하라는 식이었다.

 

고용노동부의 실태조사가 시작되자 그제야 지혜 씨는 복직되었다.

 

하지만 돌아간 병원은 이전의 그곳이 아니었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복직한 지 일주일쯤 되던 날 출근한 지 30분 만에 지혜 씨는 간호팀장으로부터 퇴근 지시를 받았다.

 

이후 지혜 씨는 며칠 뒤 간부에게 불려가 '상부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퇴근했다'며 시말서를 재촉받았다.

 

이를 부당하다고 여겨 시말서 작성을 거부하자 병원 측은 '지시불이행'이라면서 지혜 씨에게 두 번째 해고통지서를 보냈다.

 

 

 

지혜 씨는 병원에 근무하는 동안 지각이나 결근, 몸이 아파서 쉰 적도, 나이트 근무를 빼달란 적도 없었다고 했다.

 

병원 측의 노골적인 해고 강요에도 지혜 씨가 당장 그만두지 못한 건 남편에게 앞으로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걱정 때문이었다.

 

영준 씨는 “제가 많이 벌면 되는데 능력이 안 되니까 아내한테 미안하다”면서 “돈을 더 많이 벌었으면 이렇게까지 고생을 안 했을 건데...”라고 눈물을 훔쳤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병원 측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자 거듭된 항의에도 묵묵부답이던 병원 측이 만남을 요청했다.

 

남편 영준 씨가 약속장소에 가자 나타난 이는 병원 측이 보낸 노무사였다.

 

병원 측은 더 이상 공론화 말고 원하는 조건에 합의하자고 했다.

 

병원 측이 제시한 요구사항은 합의금 500만 원, 출산휴가 사용 후 퇴직이었다.

 

그 만남을 뒤로 하고 영준 씨는 길에서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뒤늦게 병원 측이 제시한 조건에 혹했던 스스로가 부끄럽다는 이유에서였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병원장의 해명은?

병원장이 영준 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병원장은 “저도 솔직히 책임자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는 사람 괴롭히고 이런 성향은 아니라서 서로 좋게 해결했으면 좋겠다”라고 거듭 합의를 종용했다.

 

지혜 씨를 인간대접도 안 하던 상황에서 여론이 움직이자 그제야 병원 측은 미안하다는 입장이었다.

영준 씨는 자신들의 아이를 물건 취급한 그들을 용서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병원의 입장을 들으러 갔다.

 

병원장과의 만남 요청에도 직원은 원장이 부재 상태라 했고, 있는 것 확인했다고 하자 다시 진료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병원장은 만남 대신 문자를 통해 “근로자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돼 이를 고지하고 해고통보를 하는 과정 상 미숙한 부분으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지 못한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임신으로 인한 부당해고는 아니다. 현재 근로자와 오해를 풀고 협의점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이후 병원 측은 지혜 씨를 불러 재차 합의를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준 씨는 “출산휴가라는 게 이렇게 받기 힘든 건지 처음 알았다. 답답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지혜 씨는 “이 나라에서 뭘 도움 받을 수 있을까. 아이를 낳아도 괜찮을 걸까?”라고 씁쓸한 질문을 던졌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임신도 어려운 대한민국의 현실이러한 사건은 비단 지혜 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너무도 씁쓸하다.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