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멋

한글의 세계화 ‘Learn! KOREAN with BTS’

돌풀 2020. 8. 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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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글을 쓰고 써도 어렵다. 말을 하고 또 해도 알쏭달쏭한 게 우리말인 듯하다. 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 현암사>나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 사전,, 서해문집> 등 한글을 바로 쓰기 위한 공부를 틈틈이 한다. 

 특히 대본 작업에 매우 유용하게 쓰인 박용수 선생님의 <우리말 갈래사전, 한길사>은 나에게 보물과 같다. 몇 해 전 중고시장에서 어렵게 구한 책인데, 1989년에 초판 되었으니 무려 31년이나31 나이를 먹었다.

 이 책에는 사람의 몸과 행위, 마음, 일상생활, 격언에 이르기까지 보전해야 할 우리말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겼다.

 자주 보면서 우리 단어를 사용하려고 하는데, 적당한 글감에 딱 맞게끔 넣어야 하다 보니 매번 공부하지 않으면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요즘 뉴스를 보면 한글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날로 늘어나는 듯하다. 최근 인도에서는 국가 교육정책 2차 개정 이후 28년이 된 올해 3차 개정을 단행했다는데, 지난 7월 말 국가 교육정책 2020(NEP)안에 교육대상 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되었단다. 이 말은 곧 인도의 제2외국어 과목에 한국어가 들어갔단 말이다.

 

국내 대다수 언론은 '인도 내 반중 정서로 인해 중국어는 탈락했지만 한국어가 선정되었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유일무이하게 한국어만 선택된 것이 아니다. 태국어와 일본어 등 7개의 외국어가 더불어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이런 알림은 ‘국뽕’ 기류만 부채질하는 보도방식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그렇다 하더라도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류 기세가 미미했던 인도에 늦게나마 한국에 관한 관심이 교육정책에까지 반영된 걸로 보여 의미가 남다르기는 하다.

 

K-POP 대표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영향력도 눈에 띈다. 며칠 전 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톱 50’에서 1위에 올랐다. 뮤직비디오도 공개된 지 24시간 30분 만에 유튜브 11억 뷰를 기록해 역대 최단 신기록을 세웠다.

 

BTS의 디스코팝을 듣노라면 기분이 한결 맑아지는 요즘인데, 이런 정서적 영향력 말고도 우리말의 파급력 또한 이들의 한류를 타고 뻗어간다는 점에서 BTS가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빅히트 엔터의 교육 독립법인 빅히트 에듀에서는 글로벌 팬들을 위한 한국어 학습용 교재 ‘Learn! KOREAN with BTS’ 패키지를 오늘(24일(한국시간)) 출시한다.

`Learn! KOREAN with BTS` 패키지_빅히트 에듀 제공

 전 세계 BTS팬뿐만 아니라 한글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Learn! KOREAN with BTS’가 다소 어려운 한글 자음과 모음은 물론 기본 어휘 등을 쉽고도 재미있게 공부하는 길라잡이가 될 것 같다. 교재는, BTS가 음악과 영상콘텐츠로 소개한 바 있는 한국의 명소와 문화를 주인공 보라가 직접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로 짜여졌다.

 

 ‘Learn! KOREAN with BTS’ 패키지는 4권의 교재와 음성지원용 소리펜, 키보드용 한글자판 스티커, 소리펜이 연동되는 한글 노트로 구성되었다. 소리펜을 통해 우리말의 단어와 문장 등을 접촉하면 한국어, 영어, 일어, 스페인어로 들을 수 있게끔 지원되어, 외국인들의 한국어 공부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교재 속에 방탄소년단의 응원 목소리와, 그들의 영상 콘텐츠가 담긴 QR 코드도 깨알 같은 재미가 될 듯하다.

 

세계 속의 한류, 한류 속에 한글의 맛과 멋이 오랫동안 살아 숨쉬기를 기대한다. 쓰고 또 써도, 하고 또 해도 어려운 게 우리말과 글이지만 알아갈수록 깊이 있는 우리의 말과 글이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문화와 예술 소통의 마술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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