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피해로 가슴에 멍울을 안은 채 살아온 피해자들은 그때의 기억은 아예 잊고 잘만 살아가는 가해자들을 볼 때 분노를 감추기 어렵다.
특히 어느덧 성인이 된 가해자들이 마치 누군가의 피해자를 자처하며 한없이 억울해하는 입장을 볼 때면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던 ‘테스형’을 부르짖고 싶을 만큼 어처구니없는 기분을 느끼고도 남을 일이다.
사회 뉴스뿐만 아니라 연예계에 이어 이제는 스포츠 1면에 학폭 논란이 실릴 만큼 배구계가 시끄럽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이재영, 이다영(흥국생명 소속)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국가대표로서 동료와의 팀플레이와 헌신이 미덕이어야 할 순간 김연경 선수와의 불협화음이 자꾸만 불거지는 게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 눈에 보기에도 영 불편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다영 선수가 마치 자신이 희생양이 된 듯한 분위기로 곧 뭔가 일이 터질 거라는 SNS의 예고성 글을 올렸고, 그로부터 얼마 되지도 않아 정말 자매를 엄청난 폭탄뉴스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말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테스형, 하고 다시 한번 탄성을 뱉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초등·중학교 배구부에서 함께 활동한 동료들을 폭행했다는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이재영·다영(25) 자매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0일 쌍둥이 자매는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고개를 숙인 것이다.
흥국생명도 구단 차원의 사과문을 올려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학폭 논란이 터진 뒤 쌍둥이 자매는 구단 숙소를 떠났고 지난 11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자매에 대한 구단의 대처가 안일하다는 지적과 함께 여론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이재영·다영 선수의 학력 폭력 사태 진상규명과 엄정 대응을 촉구한다는 글이 올랐다.
‘배구계 영구 퇴출’을 요구하는 청원글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자매의 사과가 나온 지 사흘 만에 또 다른 피해자가 폭로전에 가세하며 사태는 더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A씨는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사건이 터지고 며칠이 지나 글을 올리면 자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번 기사들을 보다가 너무 화가 나서 더는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라고 폭로 동기를 밝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쌍둥이 자매를 처음 만났다는 A씨는 "그때부터가 제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장난도 심하게 치고 자기 기분대로만 하는 게 엄청 심했다"라고 자매의 당시 성격을 전했다.
그는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제일 기본인 빨래도 동료나 후배 할 것 없이 시키기는 마련이고, 틈만 나면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라고 폭로했다.
A씨는 쌍둥이 자매 가운데 한 명과 병원을 자주 동행해야 했던 일화도 꺼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다들 혼자 가는데 걔가 병원 가는 날에는 항상 제가 동행을 했다"라며 "원래 2인 1조로 다니는 거라면 저도 병원에 가끔 가는 편이었는데 왜 항상 혼자 갔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A씨는 쌍둥이 자매 어머니의 입김으로 인한 피해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매가) 기숙사 안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는 부모님께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 일상이었다"라며 "그 둘이 잘못했을 때도 부모님께 말을 해 단체로 혼나는 날이 잦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이곳에서 같이 생활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옆 산을 통해 도망을 가게 됐다"면서 "저는 단지 배구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운동시간을 빼앗기면서 누군가를 서포트하려고 배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A씨는 2009년 당시 쌍둥이 자매와 전북 전주 근영중학교 배구부에서 함께 활동한 사실에 관한 증명용으로, 대한체육회에 학생 선수로 등록된 본인 인적 사항을 공개해 자신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흥국생명 구단의 무성의한 대처에 분노! "잠잠해지길 기다리면 폭로 더 올라올 것" 경고
A씨는 이번 학폭 논란에 대한 흥국생명 구단의 대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았다.
그는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한다. 징계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라는 흥국생명 관계자 말을 복기하며 "징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데, 왜 그래야 되는 거냐. 누군가는 그런 일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참아왔던 것이냐"라고 따졌다.
이어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 다른 누군가는 누군가에 의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정적인 생각들과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본 것이냐"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테니까"라고 말해 추가 폭로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너희 전 재산을 다 줘도 피해자들이 받았던 상처는 하나도 안 없어져"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이러한 주장이 만약 모두 사실이라면, 그동안 쌍둥이 자매와 그의 부모가 지금까지 체육계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기에 오만함과 폭력적인 만행이 정당화되었던 건지, 체육계 배후에 어떤 시스템이 자리했던 것인지 불편한 의구심이 생긴다.
뭐가 뛰니 뭐가 덩달아 뛴다고, 이제는 남자 프로배구팀도 시끄럽다.
OK금융그룹 송명근과 심경섭도 중·고등학생 시절 동료를 폭행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사실이었던 모양인지, 이들 선수는 곧 가해 사실을 인정하며 구단을 통해 사과한 바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잇따르는 체육계 학폭 미투에 과연 구단과 연맹은 어떠한 징계와 대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런데, 국가대표 자격은 무엇이며 올림픽 정신은 무엇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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