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속이려 치면 그 꼬임에 안 넘어가기란 여간해선 어렵다.
악당이 동종 술수를 펼치기 위해 활보한다는 걸 아는 이가 있다면 적어도 법적 저지선이라도 만들어줘야 더 이상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는 것 아닌가."
두 명의 여대생은 지난달 자신을 PD로 소개한 남자 김 씨로부터 유명 예능프로그램에 일반인 출연자를 섭외해야 한다며 미팅을 제안하는 전화를 받았다.
그날 전화 이후로 담당 피디와의 만남은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치열한 취업난을 뚫고 나가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그의 전화 한 통은 그야말로 단숨에 방송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여겨졌다.
PD 김 씨는 단 여섯 명에게만 주어지는 천금 같은 기회를 단 두 명의 학생들에게 주겠다며 프로그램에 관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가 소개한 자신의 이름은 실제 한 유명 프로의 책임프로듀서와 같았다.
그렇기에 여대생들은 미팅에 앞서 후배 피디란 자가 예의 있게 미팅해달라는 전화 부탁에도 아무런 의심 없이 수긍하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김 씨와의 첫 만남에서 두 사람은 출연확정을 받지 못했다.
놓쳐버린 기회가 못내 아쉬웠던 두 사람은 김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런데 모조리 '공중전화'가 웬 말?!
학생들이 받은 조연출 전화번호는 공중전화 번호였다.
PD의 연락처도 여의도가 아닌 4호선 혜화역 내부에 있는 공중전화번호였다.
심지어 학생들과의 연결고리를 자처했던 교무처의 번호 역시 공중전화로 드러났다.
알고 보니 PD라던 김 씨가 2012년에도 자신을 PD로 사칭했던 이와 동일인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 SBS '뿌리 깊은 나무'를 연출한 신경수 PD가 '신인배우와 여대생들을 만나러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일로 '신경수 PD 사칭사건'이 방송에 소개된 바 있었다.
당시 신경수 PD를 사칭하며 다니던 김 씨의 본모습을 확인했던 제작진은 15년째 여전히 PD를 사칭하는 김 씨를 2021년에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제작진은 당시 그의 거주지를 찾아갔다.
김 씨는 월 17만원에 고시원 방값도 제 때 내지 못한 채 만두로 끼니를 때웠다.
그런 그가 여전히 스타PD를 사칭하는 데는 무슨 이유가 있어 보였다.
제작진이 가짜PD 김 씨를 드디어 만났다!
그런데... 그의 손에 쥔 물건의 정체는?
길을 걸어오던 김 씨에게 제작진이 다가가 신분을 밝히자마자 그는 냅다 도망쳤다.
급하게 택시를 잡아 뒷좌석에 앉은 그는 제작진의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자 얼굴을 옷으로 가리기에 급급했다.
처절하리만치 카메라를 피하던 그는 손에 의문이 드는 물건을 하나 쥐고 있었다.
그가 제작진을 피해 경찰서로 뛰어들어갔고, 제작진은 비로소 그 물건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전자발찌 수신기'였다!
김 씨는 성폭행을 포함해 총 3건의 성범죄로 법적 처벌을 받은 범죄자였다.
여대생들을 속이면서 유인해 그가 얻으려고 한 건 결국 성이라는 게 탄로 나고 말았다.
9년 전 방송에 그의 범죄수법이 노출됐을 때만 해도 김 씨의 범행은 멈춰지리라 믿었다.
하지만 동종수법으로 이미 다섯 차례나 성범죄를 저지른 그는 여전히 아무런 제약 없이 거리를 활보하며 여대생들을 노리고 있었다.
김 씨는 최근 3년 6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세상으로 나와 다시 PD를 사칭하고 다닌다.
김 씨의 여대생 유인 수법 대해부!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은 가짜PD 김 씨가 길을 나서자 그를 추적했다.
그가 향한 곳은 부모님 집 인근에 있는 PC방이었다.
그가 모니터 상으로 들여다본 건 한 대학교 홈페이지였다.
뭔가를 메모하던 김 씨가 PC방을 나선 뒤 간 곳은 지하철역 내부 공중전화 앞이었다.
PC방에서 한 시간에 걸쳐 작성한 메모지를 서류가방에서 꺼내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전화가 연결됐는지 김 씨는 상대방에게 뭔가를 한참 설명하고 또 뭔가를 또 받아 적었다.
그의 메모지를 카메로 줌으로 당겨보니 무려 열 명이 넘는 대학생들의 학과와 학번이 적혀있었다.
김 씨는 전화를 걸어 학생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역시나 가짜 PD의 스킬을 발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한 자리에서 전화를 걸고 끊기를 반복하며 1시간을 훌쩍 보냈다.
그는 이후 지하철에 올랐지만 전자팔찌를 찬 게 분명하니 멀리 가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역시나 그가 도착한 곳은 혜화역 주변이었다.
그는 골목으로 향하던 도중 건물 유리창에 자신을 비춰보며 옷매무새를 확인했다.
그는 곧이어 한 카페 안으로 들어가 앳된 얼굴의 여대생과 마주앉았다.
김 씨는 여대생에게 ‘잘만 하면 아이돌이 진행하는 MC 자리까지 넘겨받을 수 있다’라며 그녀를 유혹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김 씨 앞에 나서기로 했다.
제작진이 김 씨에게 다가가 “PD님이세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급하게 마스크를 쓰더니 제작진을 힘으로 밀어내며 카페 밖으로 나가 필사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마치 9년 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김 씨는 여학생 앞에서 너무나 능청스럽게 너스레를 떨던 모습과는 판이한 광경을 보이고 있었다.
김 씨를 따라잡은 제작진은 그에게 ‘왜 PD를 사칭하느냐’, ‘9년 전에도 그랬는데 왜 지금도 똑같이 여대생들을 만나고 다니느냐’라고 캐물었다.
하지만 김 씨는 “여자친구들한테 돈을 요구한다든지 이상한 짓을 했다든지 하는 게 있습니까? 취재 다 했다면서요?”라고 도리어 뻔뻔하게 물었다.
제작진은 “2017년에 그것 때문에 3년 6개월 징역 갔다 왔잖아요. 12월에”라고 했다.
그럼에도 김 씨는 ‘과거에는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지금은 그런 의도가 아니’라며 오히려 기세 등등한 모습이었다.
제작진이 “여전히 PD 사칭하면서 여대생을 유인하고 있는 거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씨는 “그럼 신고하시면 되겠다. 거짓말했다고”라고 했다.
김 씨가 전자발찌를 차고 있음에도 보호관찰소는 그의 이러한 수법을 제대로 감시하고 있는지 제작진은 확인해보기로 했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그의 행동반경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다만 보호관찰소는 통제를 하기는 하되 수사권이 없어 그대로 두고 보는 처지라고 했다.
한 마디로 김 씨가 아직까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제작진은 김 씨를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PD를 사칭한 것만으로는 죄가 되지 않는다”라는 입장이었다.
성범죄 고리를 끊으라고 전자발찌를 채웠는데도 오히려 더 뻔뻔하게 동종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남자.
다음 날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에게 한 대학생으로부터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제작진이 만나고 온 다음날에 김 씨가 또다시 혜화역에서 공중전화로 PD를 사칭하며 여대생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PD를 사칭하는 성폭행범은 주로 혜화역과 수유역 내 공중전화를 이용한다.
방송 진출과 스타가 되리란 꿈에 부푼 나머지 파격적인 내용으로 접근하는 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기본 절차마저 까먹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그의 이름이 신경수든, 또 다른 유명 PD 이름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이슈-정보 >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남국 의원, '백신 접종 보이콧' 압박한 최대집에 "깡패지 의사냐" (0) | 2021.02.21 |
---|---|
궁금한 이야기Y, 4억 명품녀는 왜 모피를 훔쳤을까 (0) | 2021.02.19 |
삼성 이재용, 법무부로부터 “5년간 취업제한” 통보... 이른 경영복귀 적신호! (0) | 2021.02.17 |
윤서인, 故백기완 조롱 "대단한 인물 가셨네"... 갈수록 악질, 윤서인은 누구? (0) | 2021.02.16 |
'임을 위한 행진곡' 백기완 선생 영면... 치열했던 삶, 그는 누구인가? (0) | 2021.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