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보슬보슬 내리면 잿빛 세상의 등처럼 환한 우산을 켠 채 유유자적 걸었던 어린날들. 바람을 실은 빗줄기가 몸을 휘청이게 하도록 후드득 쏟아질 때면 찢어진 우산을 들고도 황 씨 어르신네 담벼락으로 신나게 뛰었다. 조무래기들과 우르르 몰려간 어르신네 담벼락 밑에 우둘투둘하게 구르는 돌배를 줍느라 빗물에 옷이 다 젖어드는 줄도 몰랐다. 돌배를 너댓개씩이나 주워온 터라 그래도 좋다고 헤헤헤, 거리며 우걱, 소리가 나도록 단단한 과육을 베어 물었었다. 내 기억 속의 비는 그렇게 대부분 미소의 순간으로 흐른다. 꿈속의 물과 비는 어떤 의미로 풀이될까. ■ 물이 빠진 갯벌에 물고기, 조개, 게 등이 드러나는 꿈 사업에서 많은 물질적 이득을 얻는다. ■ 항문으로 창자(장기)가 빠져 물에 닦고 다시 집어넣는 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