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빨리 결혼하고 싶어요."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서 도란도란 살겠다던 그녀의 단꿈을 현실로 연 첫날. 최근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내가 그동안 봐온 신부들 중 단연 으뜸이었다. 아름다웠다. 멋진 배우자를 만났구나. 부부가 닮는다는 말은 비단 외모만을 뜻하는 건 아닌 듯하다. 그녀도 그도 마치 대학내일의 표지모델처럼 예쁘고 수수한 분위기가 매우 닮아 보였다.. 드레스와 한 몸이 된 천사처럼 뽀얗게 웃는 그녀의 얼굴이 환하니 빛났다. "차라리 논문 쓸래요. 결혼 두 번은 못 하겠네요." 식을 마친 뒤 푸념하듯 말하고는 웃어버리는 그녀의 말에 나 역시 웃음이 터졌다. 과정을 보면 그녀의 말은 사실 이해할 만도 했다. 아무것도 하지 말자, 굳게 약속했던 양가 사이에 약속이 깨지는 건 아쉬움이 큰 입장을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