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서울대에서 아들 연구를 돕게 하고 의과대학 논문 포스터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게 만들었다는 의혹에 "결코 진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은 16일 SNS를 올린 글에서 "제 아들 포스터 관련 서울대연구진실성위원회 판단에 대해 다시 한번 정확하게 설명을 드린다"며 이틀에 걸쳐 해명을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아들이 제1저자(주저자)로 이름을 올린 포스터에 대해 "(서울대 측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제4저자(보조저자)로 올린 포스터는 저자로 포함될 정도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나경원', '서울대', '부탁' 세 단어로 혼이 났다"라며 "2014년 여름은 서울시장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한 지 30개월이 다 돼가는 시점으로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일에 푹 빠져 있었다"면서 압력을 넣을 처지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어 "직원들은 제가 정치에서 멀어진지 너무 오래돼 소위 '끈 떨어진 사람'이 된 것이 아니냐며 후원금이 모자라다고 걱정하기도 했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고등학교 1학년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에 잠시 들어온 아들이 '과학경진대회에 한 번 도전해보겠다'라고 해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에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 지인을 통해 도움을 받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누구처럼) 현직 의원 신분으로 보좌관을 시켜서 무리한 부탁을 관철시킨 것도, 총장이나 학장한테 연락을 해서 아래로 압력을 가한 것도, 하지도 않은 연구의 주저자로 이름을 올리게 조작하지도, 다른 사람이 한 연구에 부정하게 편승한 것도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추미애 장관의 아들 휴가 연장 논란과 조국 장관의 딸 표창창 발급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아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 지인의 배려, 그리고 아들의 성실한 연구. 이것이 진실의 모든 것"이라며 "그 외의 어떠한 공격과 비난도 결코 진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측 "부당한 저자 표시 맞다"
앞서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서울대에서 작성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결정문'을 제출받았다며 "서울대 측의 조사 결과 나 전 의원이 아들과 관련해 부당한 청탁을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측의 결정문에 의하면 '비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에 나 전 의원 아들 김모 씨가 제4 저자로 표기된 것은 '부당한 저자 표시'라고 분명히 했다.
이에 서 의원은 "엄마 찬스가 아니었다면 나 전 의원 아들이 서울대 연구실에서 실험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연구물에 부당하게 공동저자로 표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시설 사적 사용의 부당성에 대한 서울대의 추가 조사도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나 전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엄마찬스라는 비난은 번지수부터 틀렸다"라고 반발했다.
나 전 의원은 "전체적으로 사안을 보지 않고 극히 일부만 취사 선택해 확대, 왜곡한 서 의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자녀 특혜 청탁 의혹 사안이) 과연 국정감사에서 다룰 내용인지 의문이다. 집권여당이 그렇게 한가할 때가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나 전 의원 아들, 삼성 선정 연구프로젝트 자격미달... 4 저자가 된 건 무슨 특혜?
나 전 의원 아들 김 씨는 미국 세인트폴 고교 재학 중인 2014년 당시 7월부터 8월 초까지 서울대 의대 윤모 교수의 지도 아래 의대 실험실에서 학술 포스터 관련 데이터 생성 실험과 미국 과학경진대회 준비를 했다.
고교생이던 김 씨가 서울대 실험실을 사용한 것은 나 전 의원이 윤모 교수에게 직접 부탁해 이루어졌다고 인정한 부분이다. 즉 자녀의 입시를 위해 특혜 청탁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어 논란이 일었다.
김 씨는 2015년 미국에서 열린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에 발표된 포스터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또 다른 포스터에도 제4 저자로 표기됐다. 이는 삼성이 선정한 연구프로젝트인데 국내 소재 소속 기관 근무자로 국적은 무관하나, 참여연구원은 과제 착수 시 국내 소재 기관에 상근해야 한다는 수행 자격 요건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 고등학교 재학생 신분이라 자격요건에 미달했음에도 김 씨는 기존 연구에 이름만 올린 채 미국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것과 함께 이를 국제컨퍼런스에 제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논문은 당시 고등학생이던 김 씨의 자격요건 논란을 예상한 듯 서울대 소속 연구원으로 신분을 속인 채 교수나 박사급과 동급으로 연구에 참여했다는 듯 버젓이 4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측은 해당 논문 연구비를 지원하면서도 김 씨의 자격문제는 연구책임자의 권한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더욱이 해당 논문은 윤모 박사가 앞서 발표한 학위 논문과 비슷한 문장이 수두룩하다. 연구의 핵심항목인 방법 분석과 결과를 보면 11문장 가운데 6문장이 윤모 박사 논문의 문장 및 단어 배열과 같다.
즉 김모 씨의 논문은 윤모 박사 논문의 표절이자 연구 윤리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나 전 의원의 딸 성신여대 입시 청탁 의혹 사안도 여전히 논란이다.
입시 특혜 청탁과 함께 재학 중 학점 관리 문제에 이르기까지 나 전 의원의 '엄마 찬스'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슈-정보 >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임 김봉현 폭로 문서 가려진 이름 공개 "황교안 최측근, 김장겸, 윤대진" 파장 (0) | 2020.10.19 |
---|---|
김봉현 폭로 "강기정 정도 잡아야 보석...검찰 유도수사해", 검찰-야당 커넥션 의혹 파장 (0) | 2020.10.17 |
나경원 '선거법 위반' 고소·고발건 무혐의 처분 (0) | 2020.10.14 |
삼성전자 임원, 기자증으로 국회 안방 드나들 듯... 관련자 전원 징계 (0) | 2020.10.13 |
모종화 병무청장 "유승준 아닌 스티브유"...유승준 입국금지 사건 전말 (0) | 2020.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