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보운동의 대들보, 백기완 선생이 잠들었다. 대한민국의 진보운동에 앞장서며 빈민구제와 통일,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해온 백기완 선생의 부재가 매우 뼈아픈 날이다. 광장 거리 곳곳에 선 슬픈 노동자들 앞에, 애타는 열사들 앞에, 억울한 희생자들 앞에 백의 장군처럼 나타나 찬 바닥도 마다하지 않고 주저앉아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백기완 선생. 때때로 무대에 부축을 받고 올라서기도 했던 그는 백발이 성성한 외모임에도 스피커를 뚫고 나오는 목소리만큼은 당장 전장의 수장 저리 가라 할 만큼 카랑카랑해서 기개가 치솟는듯했다.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등 그가 쏟아내는 발언 내용 대부분 거침이 없어 보는 이들을 금세 주목하게 만들고도 남았다. 백기완 선생은 지난해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