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모 농지 900평·임야 수천평 사들여 ‘농지법 위반’ 투기 의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 씨(75)가 경기 양평군에 위치한 아파트 시행 사업 과정에서 일대 농지 수백 평을 사들였다고 한겨레가 5일 보도했다. 농사를 짓는 이들만 구매 가능한 농지지만 최 씨가 법적 테두리마저 아랑곳없이 이를 감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의문이 따른다. 최씨는 이후 공시지가 최소 2배 이상 오른 해당 농지를 가족회사에 헐값으로 팔아 편법 증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대표로 있던 부동산 개발회사 이에스아이엔디를 통해 2006년 12월 6일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일대 임야 1만6550㎡를 매입했다. 또 같은 달에 공흥리 259번지 등 일대 농지 다섯 필지(2965㎡, 약 900평)도 샀다.
이에스아이엔디는 최씨와 그의 자녀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로 영농법인이 아니다. 부동산 개발회사가 법률상 금지된 농지를 산 것은 회사가 아닌 개인 명의를 이용해 시도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이다.
최 씨는 부동산 개발회사를 만든 다음날부터 한 달여에 걸쳐 집중적으로 농지와 임야 수천 평을 사들였는데 이는 전형적인 투기 수법으로 지적된다. 농사를 지을 목적이 아닌 부동산 개발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것은 농지법 위반에 해당한다. 최씨는 1993년에도 농지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양평군은 최씨의 이러한 농지 불법취득 사실을 몰랐던 걸까. 일대 토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국민임대주택을 짓기 위한 ‘양평공흥2지구 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양평군과 주민들은 해당 사업을 반대했고,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1년 7월 해당 사업을 취소 결정했다.
이후 최씨는 2011년 8월 자신이 소유한 일대 토지들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달라며 양평군에 요청했고 이듬해 11월 승인이 났다. 그런데 양평군의 승인이 나기도 전에 최 씨는 일대 농지 46㎡를 더 사들였다. 이에스아이엔디 회사 명의로도 임야 2천585㎡를 더 사들였는데, 이는 양평군의 도시개발구역 사업 승인에 확신이 있지 않고는 감행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양평군, 석연찮은 용도변경... 가족회사에 헐값 ‘편법증여’
양평의 2012년 도시개발구역 사업 대상 부지를 보면 국토해양부 소유의 도로 외에 나머지는 모두 최씨와 그의 가족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 소유로 확인되었다. 양평군은 해당 토지 약 80%가량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최씨의 편법 이득의 길을 다시 한번 열어준 셈이어서 이에 대한 석연치 않은 의문이 따른다.
최씨는 2014년 6월 시공계약에 이어 아파트 분양사업에 본격 박차를 가했다. 최씨와 이에스아이엔디는 800억원대 분양 매출과 100억원에 가까운 순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2014년 5월 분양이 시작되기 전 본인 소유의 땅을 2006년 초기 매입가로 이에스아이엔디에 넘겼다. 이미 2배로 뛴 공시지가임에도 굳이 8년 전 가격인 5억원 대에 넘긴 것은 세금 탈루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앞서 최씨는 2001년 토지개발 예정지인 충남 아산시 일대 부지를 약 30억 원에 경매 낙찰에 성공한 뒤 3년 만에 토지보상금 등 약 132억 원을 챙겨 투기 논란이 일었다.
윤석열 장모 최씨는 2012년부터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으면서 동업자 구모씨 등과 짜고 경기도 파주에 요양병원을 열어 총 22억 9천만원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2015년 검찰은 병원 운영자 부부와 이사장 구씨 등 3명을 모두 기소했는데 이상하게 공동이사장이으로 실질적 운영자인 최 씨만 쏙 빼놓아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