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얼마나 데면데면 살아왔으면 한 여자의 임신과 출산 사실조차도 모를 수 있을까.
가정이긴 하지만, 또 얼마나 무심했으면 40대 친모의 딸(20대)은 자신의 낳은 아기가 바꿔치기당한 정황조차 모를 수 있을까.
경북 구미에 위치한 빌라에서 3세 아이가 사망한 사건을 둘러싸고, 너무나 무심했던 건지 한 가족 내의 싸늘한 기류로 인해 무고한 아이들만 희생된 듯해 씁쓸하기만 하다.
14일 구미 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채 발견된 3세 아이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 씨의 남편 A 씨는 참고인 조사에서 아내의 임신과 출산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힌 상태다.
석 씨는 죽은 아이와 DNA 결과가 일치함에도 줄곧 자신은 임신도, 출산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8일부터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석 씨가 어떤 방식으로 범행했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하지만 석 씨는 일관된 주장으로 진실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석 씨가 자신의 남편과는 사이가 그다지 돈독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석 씨의 딸 김모(22) 씨는 2018년 3월 8일 출산했다. 석씨는 이보다 조금 앞선 시기에 출산한 것으로 경찰은 추측하고 있다. 두 사람이 낳은 아이의 성별은 딸이다.
석 씨는 자신이 낳은 아이와 딸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미성년자 약취)로 지난 11일 구속됐지만, ‘신생아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 아무런 실마리조차 제공하지 않는 상태다.
앞서 경찰은 숨진 3세 아이와 석 씨의 유전자(DNA) 검사에서 일치점을 찾고 석 씨를 ‘친모’로 확증했다. 하지만 현재 남편 A 씨는 유전자 검사에서 친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석 씨의 내연남도 친부가 아니었다.
석씨의 딸 김 씨는 구미시 인의동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기록이 남아있다. 석 씨는 구미 지역 내 병원에는 아무런 출산 기록이 없으며 출생신고 내역 역시 없다.
현재 경찰은 석씨가 20대 딸의 아이와 바꿔치기 한 뒤 사라진 아이를 유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아이의 행방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