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 묫자리가 독립유공자의 묫자리로 보이십니까?”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묘역 사진이 파장을 일으켰다. 한 묘지공원에서 구획을 정비하여 묘역을 확장하기 위해 독립유공자의 유골을 파내고 표지석은 깨부순 채 허술하게 이장한 사실이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익명의 글쓴이는 표지석을 유심히 보자 독립유공자인 사실을 알게 되었고, 묘역이 훼손된 것과 외딴곳에 방치된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사비를 털어 비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접한 독립유공자 故 강제희 지사의 후손인 강영환 씨는 제보글의 무덤을 찾아 나섰다. 온종일 사진 한 장을 들고 묘역을 샅샅이 살핀 결과 하희옥 지사의 묘역을 외진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실화탐사대 제작진이 묘지공원 관계자를 찾았다. 관계자는 언론에 알려진 사실은 “모든 것이 오해”라며 “폭로한 이를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공원 측은 독립유공자인 사실을 몰랐을 뿐 아니라, 하희옥 독립유공자의 묘역 관리비가 오랫동안 연체되면서 친인척에게 확인한 결과 관리를 포기했기에 이장을 진행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하희옥 지사의 유해가 이장된 곳은 다른 봉분들과 달리 외진 공원 한구석 비탈길에 잔디도 없고 한낮에도 볕이 들지 않는 곳에 자리 잡은 채였다. 제보자가 사비로 세운 비석이라도 없었다면 독립유공자의 유해가 있는 곳인지조차 모를 지경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국가보훈처에서는 하희옥 지사의 사망일시 조차 제대로 기록 관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희옥 지사 묘역에 있는 표지석만 보더라도 명확히 알 수 있는 정보였다. 관리의 허점은 이뿐만 아니라 유족에 대한 아무런 정보조차 찾을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었다.
하희옥 지사는 미국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3년 결성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다 타국 생활 55년 만인 1967년에 귀국했다.
실화탐사대 취재진은 하희옥 지사의 행보를 가늠하여 해외에서 유족 찾기에 나섰다. 불과 6일 만에 미국에서 거주 중인 하희옥 지사의 손녀를 찾아냈다. 손녀는 이미 2015년 독립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이 추서 된 할아버지에 관한 아무런 정보조차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보훈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하희옥 지사의 이름이 등장하며 독립유공자 관리의 허점이 지적되며 질타가 이어졌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하희옥 지사의 유족을 찾은 만큼 그의 외로운 묘역이 마땅히 양지바르고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곳으로 옮겨갈 수 있을 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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