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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땡초', 장애인 '벗방' 불러 성추행까지... 사람은 언박싱 놀잇감이 아니다

돌풀 2021. 2. 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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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사는 사람은, 존엄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이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비전이다.

이 평범해 보이는 말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똑같은 세상을 살아가지만,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고통받는 약자들을 발견한다. 

남들과 다른 게 많다고, 약하다고,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무시당하고 차별받는 이들.

 

누군가의 인권을 유린해도 그것이 범죄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사람다운 감수성'이 결여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법이 멀어 밥먹는 일조차 흥미를 잃고 마는 피해자들에게 관심이 필요하다. 

법이 멀어 타인을 언박싱하듯 갖고 노는 가해자들에게 수많은 눈욕이 모여 검은 의식을 묶어야 한다.

 


 

 BJ 땡초(26)가 지적장애인 여성을 인터넷 방송에서 추행하면서 금전적 이득을 취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일 장애인 강제추행 등 혐의로 ㄱ씨(26·닉네임 땡초)에 발부된 구속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BJ '땡초'로 활동하는 ㄱ씨는 지난달 초 경기도 모처의 다른 BJ ㄷ(37·여)씨 집에서 ㄷ씨와 함께 지적장애를 앓는 ㄴ씨의 옷을 벗게 하면서 방송을 진행한 혐의를 받는다.

 

 

 

Pixabay

 

 

 

앞서, 지난달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BJ땡초 지적장애 3급 데리고 벗방' 'BJ땡초사건 공론화'라는 제목의 글이 오르면서 해당 사건이 알려졌고,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시청자들을 포함한 많은 네티즌은 돈을 벌기 위해 지적장애인을 돈벌이 대상으로 여기는 ‘악질’, ‘쓰레기’라며 ㄱ씨를 비판했다.

 

ㄱ씨의 태도는 여성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장애인의 인권을 하찮게 여기는 인식이 심연에 깔려있지 않고서는 행할 수 없는 엄청난 범죄이다.

 

더욱이 지적장애인을 방송에서 함부로 소모하는 일에 동참한 다른 BJ ㄷ씨의 인식 수준도 얼마나 한심하기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건지 참으로 개탄스럽다. 


'BJ 땡초' "사랑하는 사이"라고? '장애인을 우롱하고 농락한 것일 뿐!'

 

 

Pixabay

 

 

 

ㄱ씨는 파장이 커지자 "ㄴ씨와 사랑하는 사이다. 이익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드리려 한 것"이라고 방송에서 해명했다.

 

하지만 공개된 방송에서 신체적 자유와 선택적 권리마저 소유한 듯이 행동하며 유희거리로 다루는 모습은 사랑하는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수긍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보편적 통념을 가진 이들이라면 기겁하고도 남을 일로서, ㄱ씨의 행동은 장애인을 우롱하고 농락한 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경찰은 그가 방송에서 벌인 행위를 범죄로 보고 수사에 나섰으며, 지난 6일 경기 부천시 모처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ㄱ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범죄 혐의의 중대성 등이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에서 구속영장은 한 차례 반려되었으나 경찰은 사건에 대한 보강수사를 토대로 최근 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현재 경찰의 ㄱ씨에 대한 수사 혐의점은 대부분 입증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방송에서 지적 장애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훼손한 죄, 벌어들인 돈보다 수백 배, 천 배, 만 배 그 이상으로 아주 무겁게 치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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